여행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 멋지고 화려한 장소를 찾는 기존 관광에서 점차 개인의 취향과 관심을 살리면서도 지역성을 느낄 수 있는 체험 선호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풍부한 관광자원과 콘텐츠로 새로운 트렌드에 적합한 부산이 ‘체험관광’의 중심지로 거듭나려면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본지는 창간 75주년 기획으로 해양 레저부터 미식 관광까지 오늘날 국내외 여행자들의 발길을 부산으로 돌릴 방법을 찾아본다.
관광객이 부산을 여행 목적지로 선택할 때 가장 고려하는 것은 무엇일까. 해운대 등과 같은 유명 관광지로 짐작하지만, 조사 결과를 보면 1순위는 ‘음식(맛집탐방)’이다. 좋은 풍경·명소 대신 맛집·카페 투어를 선호한다는 의미다. 부산시와 부산관광공사가 올 2월 발표한 ‘부산 방문 관광객 실태조사 4개년 통합 분석’을 보면 내국인이 ‘자연경관 감상’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2019년 29.8%에서 2020년 22.6%로 감소한 반면 ‘음식’은 32.4%에서 39.3%로 높아졌다. 외국인도 부산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2019, 2020년 모두 38% 이상이 ‘미식 여행’을 꼽은데 반해 자연풍경 감상은 16.0%에서 5.2%로 뚝 떨어졌다.
내국인 재방문율과 체류 기간도 늘고 있다. 2020년 내국인 관광객의 95.5%는 부산에 재방문했다. 2018년 재방문율은 69.9%였다. 부산 방문 ‘6회 이상’도 2017년(49.5%) 이후 2019년(20.5%)까지 감소세였다가 2020년 67.9%로 크게 뛰었다.체류기간은 2017~2019년에 ‘1박2일(45%)’ 2020년에는 ‘2박3일(31.6%)’이었다.
관광 트렌드 변화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와 관련이 깊다. 팬데믹으로 일상과 여행의 경계가 허물어져 유명 관광지로 긴 여행 대신 생활 반경 내에서 짧고 부담없는 여행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여행의 일상화’ 트렌드 속에서 부산은 기존 관광 자원과 인프라 덕분에 이런 수요를 흡수하기 좋은 선택지다.
문제는 관광 만족도 하락이다. 2019년 85점이었던 만족도는 2020년 69점으로 크게 떨어졌다. 먹거리 만족도는 2017년 82.9점에서 2020년 75.2점으로, 즐길거리 만족도는 80.6점에서 61.9점으로 급락했다. 관광지 매력도도 85.6점에서 71.7점으로 주저앉았다. ‘볼거리·즐길거리 부족’ 등의 이유로 외국인 관광객의 부산 재방문 의향은 2019년 90.6%에서 1년 새 64.1%로 꺾였다.
부산관광공사 이정실 사장은 해법으로 ‘수백 가지 체험 콘텐츠’를 제시했다. 부산은 역사 문화 자연환경 자원이 풍부한 만큼 이를 효과적으로 엮어낸다면 매력적인 체험도시로 관광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체험과 문화를 함께 즐기는 ‘복합관광’으로 나아가는 글로벌 관광 트렌드를 동시에 잡겠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