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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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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13년 6개월 만에 1400원을 돌파하면서 한국 경제가 또다시 시계제로 상황에 놓였다.
복합 위기로 규정되는 고환율·고물가·고금리 등 ‘3고’ 현상은 금융·외환시장 불확실성 확대로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에 동조한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여서 가계·기업의 대출 리스크가 더욱 확대될 우려도 제기된다.
●네 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 예고…韓 경제 복합위기 심화 우려
22일 기획재정부와 금융·외환당국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오전 9시 13분 기준 1404.1원)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 31일(고가 기준 1422.0원) 이후 13년 6개월만이고,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 등으로 달러가 초강세를 보이는 데 주로 기인한다.
앞서 미 연준은 2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우리나라의 기준금리에 해당하는 연방기금금리를 0.75%포인트 올리기로 결정했다. 자국 내 치솟는 물가를 잡고자 지난 두 차례 FOMC 회의에서 잇달아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한 데 이어 이번에도 큰 폭으로 금리를 올린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의 연방기금금리(3.00~3.25%)는 또다시 한국의 기준금리(2.50%)보다 높아졌다.
문제는 이날 연준 위원들이 올해 남은 두 번의 FOMC 회의에서 ‘네 차례 연속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열어 뒀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연준의 향후 긴축 경로 등이 당초 시장의 예상 수준을 뛰어넘었다”며 “금융·외환시장의 높은 불확실성이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1400원대로 진입한 고환율 사태는 저성장 늪에 빠진 우리 경제가 복합위기 국면에서 쉽게 빠져나올 수 없는 상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고환율은 수입 물가 상승을 야기해 이제 막 둔화 흐름을 보이는 소비자물가 상승세의 정점을 지연시킬 수 있다. 지난달 전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 5.7%)이 지난 7월(6.3%)보다 낮아졌으나, 고환율 심화로 수입 물가의 오름세가 지속되면 국내 물가 상승세가 다시 확대될 수 있다는 의미다.
외국자금 이탈 등을 막기 위해 미국과 금리 수준을 맞춰야 하는 한은은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물가 안정을 위해서도 금리 인상에 나서야 한다. 이는 가계의 소비와 기업의 투자 위축을 낳고 부채 위험을 키울 수 있다.
한은은 이날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가계와 기업의 빚(신용)이 여전히 전체 경제 규모의 약 2.2배에 이르고, 특히 기업대출은 최근 오히려 더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안정에 영향을 미치는 실물·금융 지표를 바탕으로 산출된 금융불안지수(FSI)도 지난 7월과 8월 각각 18.8과 17.6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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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경호(왼쪽 두 번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기재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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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부총리, 8월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 시사
미국의 자이언트 스텝과 이에 따른 고환율은 최근 빨간불이 켜진 수출에도 추가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당장 고강도 긴축에 미국 경기가 위축되면 한국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더욱이 한국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 역시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추 부총리는 이날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근본적으로 무역·상품·경상수지에 관한 문제가 조금씩 커지고 있다”며 “특히 8월 경상수지가 다소 우려스럽게 나타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사실상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산업계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경기 침체로 국내 기업의 수출상품 수요가 위축되거나 한은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으로 금융 방어력이 취약한 중소기업 등이 또다른 비용 부담을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기업는 61.2%에 달했다.
우리 경제의 복합 위기가 심화하면 성장 정체 또는 ‘뒷걸음질’을 피할 수 없다. 이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6월 전망치(2.5%)보다 0.3%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아시아개발은행(ADB)도 내년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지난 21일 2.3%로 낮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