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수확기 공공비축미 매입 물량을 45만 t으로 확정했다. 쌀값 폭락을 막기 위해 지난달 결정된 신곡 45만 t 시장격리 방침까지 포함하면 정부가 사들이는 쌀은 90만 t에 이르게 된다.
3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양곡수급안정위원회와의 협의를 거쳐 ‘수확기 쌀 수급안정대책’을 마련해 시행한다고 밝혔다. 양곡수급안정위원회에는 정부 관계자를 비롯해 생산자, 유통인, 소비자단체 대표, 전문가, 학계 인사 등이 참석했다.
우선 농식품부는 수확기 중 산지유통업체에 3조3000억 원을 지원해 농가의 출하 물량 가운데 45만 t을 안정적으로 매입하기로 했다. 또 쌀값 안정화를 위해 45만 t을 시장격리하되 향후 여건을 고려한 뒤 적절한 시기에 산물벼(마르지 않은 상태로 매입하는 공공비축미) 인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농식품부의 대책은 쌀 과잉생산으로 인해 산지 가격이 폭락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마련됐다. 농촌진흥청은 올해 벼 작황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며 평년보다는 좋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 쌀 소비량 감소추세를 고려하면 금년에도 수급 과잉이 전망된다고 예상했다. 이럴 경우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에도 산지 가격이 크게 하락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이에 농식품부는 지난 2005년 공공비축제 도입 이후 시행된 수확기 시장격리 물량 중 최대치를 매입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관련 예산은 1조 원 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격리 물량과 별개로 진행되는 수확기 공공비축미 매입 물량 45만 t은 지난해보다 10만 t이 늘어난 수치다. 따라서 올해에는 전체 쌀 생산량의 23.3%에 이르는 90만 t이 시장에서 격리되는 효과가 발생하게 됐다. 이전까지 수확기 시장에서의 쌀 격리 비율은 8.3~18.1%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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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당 지방의원단과 농민단체가 지난 8월 22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집무실 앞에서 쌀값 폭락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국제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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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농식품부는 태풍 등에 따른 농업인 피해를 최소화하고 시중에 유통될 쌀 품질 저하를 막자는 취지에서 농가의 피해 벼 희망 물량을 전량 매입한다. 이와 함께 11~12월 동안 양곡표시제도가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특별단속을 추진하는 등 양곡 유통·관리 실태도 중점 점검할 예정이다.
농식품부는 이 같은 일련의 조치가 쌀값의 적정 수준 회복을 가져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인중 농식품부 차관은 “지금과 가장 비슷하게 시장격리를 했던 2017년에는 수확기 격리 이전에 비해 쌀 가격이 13~18% 올랐다”며 “올해에도 이 정도가 상승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에서는 현재 과잉 생산된 쌀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매입하도록 하는 내용의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그러나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개정안이 도입되면 쌀 과잉 생산이 늘어남에 따라 올해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1조443억 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쌀 수급 전망과 재정 변화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