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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원두 물로 그림 그리고, 문화재 찾아 티크닉(tea+picnic)…커피 무한변신

부산관광 '체험으로' 새판짜기 <3> 커피, 축제가 되다

  •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
  •  |   입력 : 2022-10-09 20:07:24
  •  |   본지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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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포카페거리 6번째 축제 구름 인파
- 전리단길서 전포사잇길로 반경 확대
- 예산 대폭 늘면서 카페 208곳 참여
- 바리스타 세미나, 중고마켓도 열려
- 체험 콘텐츠 잠재력 무궁무진 증명

- 또 다른 핫플 영도도 글로벌 페스티벌
- 내달 커피생산국 7개국 대사 등 참여
- 국제적 비즈니스 플랫폼 마련 기대감

황금연휴가 시작된 지난 8일 부산진구 전포동 일대에 구름인파가 몰려들었다. 전포카페거리가 시작되는 ‘놀이마루’ 광장에선 바리스타가 진행하는 세미나, 커피당근 스테이션(커피용품 중고장터) 등이 열렸고, 일대엔 카페와 플리마켓 부스가 늘어서서 방문객 발길이 이어졌다. 올해 6회째인 ‘전포커피축제’ 현장은 한층 풍성해진 모습으로 손님맞이에 분주했다.
8일 ‘제 6회 전포커피축제’가 열린 전포카페거리가 방문객으로 북적이고 있다. 부산진구 제공
실제 전포커피축제는 회를 거듭하며 규모가 확 커졌다. 2일간 열리던 행사는 3일로 하루 늘었고, 장소도 ‘전리단길’과 ‘전포사잇길’까지 반경을 넓혔다. 2017년 첫 행사 당시 예산은 3000만 원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시비(3000만 원)까지 합쳐 총 1억1000만 원이 책정됐다. 부스까지 참가한 곳은 22개, 축제에 참여한 카페만 208곳에 달한다. ‘커피 한 잔’이 축제가 되는 가능성을 증명한 것이다. 주목받는 바리스타가 늘고 전국 각지에서 찾아드는 카페가 계속 생겨나는 부산에서 ‘커피’를 통한 체험 관광은 새롭고도 잠재력이 크다.

■체험 콘텐츠, 지속가능한 힘

8일 전포카페거리의 카페 ‘별일’에서 한 참가자가 커피로 그림 채색 체험을 하고 있다. 부산에서 활동하는 정연희 작가가 대표로 운영하는 카페 ‘별일’에선 그림과 커피를 함께 경험할 수 있다. 부산진구 제공
전포커피축제 참여 카페인 ‘별일’에선 ‘커피 컬러링’ 체험이 한창이었다. 남자친구와 평소 체험 데이트를 즐긴다는 참가자 박지언(28) 씨는 ‘별일’의 장유정 작가 도움을 받아 커피로 그림 채색 체험을 즐겼다. 커피 컬러링은 도안 위에 원두를 풀어낸 물로 색을 채워 넣는 작업이다. 원두 농도를 달리하거나 덧칠 횟수를 가감하며 색의 명암을 조절한다. 커피로 색 표현이 가능할까 싶지만 붓질을 더할수록 멋스러운 그림 한 장이 완성됐다.

지난 6월 2022 월드 컵테이스터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부산 먼스커피 문헌관 바리스타의 커피 세미나도 반응이 좋았다. 일반인 대상의 세미나는 ‘커피는 왜 신맛이 날까’는 주제로 진행돼 커피에 대한 기초지식 전달과 함께 5가지 품종의 원두로 만든 커피를 직접 맛 보는 시간을 가졌다.

인근 주민인 김윤애(66) 씨는 “동생들과 함께 축제를 즐기다 세미나에 왔다”며 “오랫동안 이 지역에 살았다. 주민 연령대가 높은 조용한 동네였는데 언젠가부터 카페와 빵집이 하나둘씩 생기더니 젊은 사람이 몰려들더라. 시끄럽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활력이 느껴져서 너무 좋다. 아침이면 거리에서 커피향을 맡는 것도 즐겁다”고 말했다. 김 씨의 이 같은 말에선 커피 문화의 확장과 지속가능성도 엿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커피에서 나아가 ‘카페’가 하나의 로컬 문화 공간으로 역할을 한다면 체험은 물론 사람들이 꾸준히 찾는 지속가능한 콘텐츠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아울러 카페는 지역 주민의 커뮤니티가 되고, 카페를 통해 커피와 문화를 알아가는 주민이 이곳의 손님이 되면서 일대는 선순환을 통한 매력적인 도시문화로 거듭날 수 있다.

영도문화도시센터 고윤정 센터장은 “최근 몇 년 사이 영도엔 수많은 카페가 생겨났다. 면면을 살펴보면 예쁜 공간만 강조한 곳은 3년을 넘기기 쉽지 않지만, 운영자의 아이덴티티가 분명한 곳은 지속적인 경영이 가능하다. 가령 카페지만 그림을, 식물을, 사진을 주제로 한다면 무궁무진한 체험과 경험이 이뤄질 수 있다. 이는 나의 취향을 찾아 나서는 요즘 여행 트렌드와도 통한다”고 말했다. 결국 사람을 끌어당기는 ‘관광도시 부산’과 ‘카페’에 필요한 것은 계속 변주되는 콘텐츠, 즉 여행자가 오롯이 경험하고 느낄 수 있는 ‘체험’인 셈이다.

■‘핫플’ 영도, 커피 산업 플랫폼까지 확장

부산의 또 다른 ‘커피 핫플레이스’는 영도다. 전포카페거리는 개성 있는 카페가 골목에 밀집해 발달했다면 영도 카페는 영도 특유의 전망을 활용한 대형 공간부터 중급, 1인 카페까지 스펙트럼이 다양한 편이다. 대지 면적만 약 3000평(9917㎡)에 달하는 ‘피아크’, 2019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 전주연 바리스타가 있는 ‘모모스 로스터리&커피바’ 등 영도 카페 수는 10월 기준 229곳에 달한다. 2017년 95곳에 비하면 배 넘게 늘었다.

이에 영도구도 올해부터 커피 축제 규모를 크게 확대했다. 2019년 처음 시작한 ‘영도커피페스티벌’은 봉래동 물양장 일원에서 41개사의 53곳 부스로 출발했다. 주민 참여형 커피 축제로 커피 무료 시음과 각종 체험행사로 구성됐다. 코로나19로 2020년을 건너 뛰었고, 지난해 열린 2회 행사 규모 역시 비슷했다. 당시 투입된 예산은 구비 7000만 원이다. 올해 행사 예산은 2억7000만 원으로 훌쩍 높아졌다. 구비 2억 원에 공모사업을 통한 시비 7000만 원이 더해졌고, 행사에 참여할 중미경제통합은행에서 경비 10만 달러를 부담한다. 영도구는 축제는 물론 글로벌 비즈니스까지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다음 달 4~6일 영도구 아미르공원에서 열리는 행사는 명칭도 ‘제1회 글로벌 영도 커피 페스티벌’로 바꿨다. 주요 커피생산국 7개국(엘살바도르 니카라과 온두라스 코스타리카 과테말라 파나마 에티오피아) 대사와 중미 커피 수출업체(농장주) 12곳, 커피 관련 업체 80곳이 참여할 계획이다. 홍보관 경연대회 세미나 체험 등과 함께 글로벌 커피업계 인사들이 모인 만큼 교류 행사 등을 통해 국제적인 커피 비즈니스 플랫폼을 마련한다. 영도구 관계자는 “커피를 통한 관광은 물론 산업 측면에서도 교류의 장을 제공해 영도 커피를 세계 각지에 홍보하려고 한다”며 “글로벌 업계 종사자들이 부산 커피를 경험하고 그것이 비즈니스로 연결되는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커피가 궁금해 모인 국내외 방문객들이 많은 것을 경험하도록 체험돔을 따로 마련해 관심을 높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커피 문화, 차로도 확장…티크닉 조용한 인기

문화단체 ‘어반브릿지’가 동래부동헌에서 진행하고 있는 ‘티크닉’ 현장 모습. 어반브릿지 제공
일상 속에 깊숙이 자리잡은 커피와 달리 차는 진입 장벽이 높다고 여기는 이가 많다. 어쩐지 자세를 고쳐 잡고 정숙하게 음미해야 할 것만 같은 차 문화에 변화를 시도한 곳이 있다. 문화단체 어반브릿지는 지난달 중순부터 매주 토요일 동래부 동헌에서 차를 마시고 명상을 하는 ‘티크닉(tea+picnic·차와 소풍을 결합한 단어)’ 프로그램을 진행 중인데 매회 신청 인원 40명을 가득 채울 정도로 반응이 좋다. 현재까지 하동홍차 철관음 수미백차 호박차 유자차 등 다양한 차를 마셔왔고 부산 티푸드 스타트업과 함께 양갱 등의 다식도 선보였다.

어반브릿지 이광국 대표는 “1980년대까지 하동에서 생산되는 차의 70%를 부산에서 소비했다고 한다. 지금도 부산 곳곳에는 야생차 군락지가 있을 만큼 부산의 차 문화는 오랜 전통이 있지만 접근이 어려웠던 탓에 더욱 발달하진 못 했던 것 같다”며 “‘나만의 여유’를 중시하는 최근의 트렌드에 맞춰 차를 마시기 시작하는 사람이 많다. 차를 주제로 한 다양한 콘텐츠를 계속해서 만들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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