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수산업계가 기후변화 위기를 직격탄으로 맞고 있다. 수온 상승과 태풍 등으로 국민생선인 고등어와 갈치 어획량이 평년과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대로 가면 지역 수산업계는 줄도산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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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공동어시장 위판장에서 고등어, 갈치 등 어류를 위판하는 모습. 부산공동어시장 제공 |
16일 해양수산개발원(KMI)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갈치와 고등어 생산량은 각각 4031t, 6972t을 기록했다. 전달과 비교하면 절반가량 줄었고, 지난해 같은 달보다도 각각 40%, 50% 줄었다. 지난달 부산공동어시장에서 위판한 갈치는 78t으로 지난해 같은 달 506t과 비교하면 무려 84.6%나 급감했다. 상품성도 좋지 못했다. 시중에 유통되는 중대형어 비중은 19.8%에 그쳤고, 사료용으로 쓰이는 풀치가 62.9%에 달했다. 어획량이 줄자 산지 가격은 크게 올랐다. 주산지인 제주지역 갈치 위판 가격은 ㎏당 1만4242원으로 배가량, 부산지역은 1만383원으로 10.2% 올랐다. 소비자가격 역시 전달과 비교해 8.4% 상승했다.
고등어의 경우 생산량 감소와 함께 산지 가격은 되레 떨어지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공동어시장에 위판된 고등어 중·대형어(마리당 300g이상) 비중은 57.5%로 높았으나 품질이 떨어져 산지가격이 전월 대비 8.4% 하락해 ㎏당 2889원에 그쳤다. 통상적으로 9월은 전달보다 수온이 낮아 어획량이 증가한다. 하지만 기후위기로 인한 지구가열화 현상이 상식을 뒤엎었다. 지난달 주요 어장인 남해 쪽 통영·제주의 월평균 수온은 24~25.4도로 평년에 비해 0.4~0.9도, 부산·포항의 월평균 수온은 22.8~24.1도로 평년에 비해 0.6~0.8도 높았다. 고수온 현상이 이어진 데다 힌남노, 난마돌 등 대형 태풍은 물론 연안 해상에 작은 태풍이 잇따르면서 조업이 원활하지 않았다. 이달 1~17일 대형선망조합 조업일 수는 6일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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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상 악화 및 어황이 좋지 않아 출항하지 못한 채 부산공동어시장 선착장에 묶인 어선들. 국제신문DB |
이 같은 원인으로 어획량이 줄면서 운반선 창고를 채우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 데다, 고유가로 운반선 운항 횟수를 줄이다 보니 신선도가 떨어진 고등어가 위판됐다. 상품성 좋은 신선냉장 물량이 줄면서 냉동고등어 가격만 급등, 소비자가격은 전월 대비 13.2% 상승한 ㎏당 1만2751원을 기록했다. 수산업관측센터 김수현 대중어관측연구팀장은 “온난화로 표층 수온이 올라가고 태풍이 계속 발생하면서 조업일수가 줄고, 태풍 때문에 어군도 흐트러져 조업에 어려움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등어와 갈치 어획고가 줄자 공동어시장 실적도 곤두박질쳤다. 어한기가 끝나고 본격적인 조업이 시작된 지난 7~9월 위판액은 679억1723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73억1832만 원)보다 22.2% 감소했다. 이달 어획량도 호전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10월 한달 위판액은 327억4513만 원이었지만, 이달 1~16일 위판액은 절반도 안 되는 38%(127억1101만 원)에 불과했다.
지역 수산업계에서는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형선망수협 한창은 상무는 “태풍은 물론 각종 풍랑으로 조업일수가 지난해 대비 30~40% 줄었다. 8월부터 시작해 어획고가 올라가야 하지만 호전될 기미가 안 보인다”며 “정부가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어장 변화를 면밀하게 조사하는 한편, 수십 년 전에 만들어졌던 조업일수·구역과 어획량 규제 등이 현실에 맞는지 살펴봐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