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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강국으로 가는 길 <8> 중국만 이롭게 하는 어업 규제

韓 어선 규제 묶인 틈타 中 황해 종횡무진… 수산국 1위로

  • 정석근 제주대 해양생명과학과 교수
  •  |   입력 : 2022-10-18 19:05:33
  •  |   본지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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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0년대 이후 양국 어획고 역전
- 中, 25년간 年 200만t어획
- 한국은 40만t 잡는데 그쳐
- 조업 면적상 100만t은 돼야

- 근거 없는 참조기 남획론 기반
- 남 좋은 일 시킨 韓 어업규제
서해안 어민들이 갓 잡은 꽃게를 위판하기 위해 선별하고 있다. 국제신문 DB
■국경 없는 물고기

물고기에는 국경이 없다. 우리가 가장 많이 잡는 고등어 오징어 갈치 멸치 같은 어종은 주로 중국 영해인 동중국해에서 산란해 남해와 일본 태평양 쪽 바다로 갈라져 회유하면서 자라는데, 황해는 물론 동해를 지나 북단 러시아 연안까지 가기도 한다. 이런 회유 어종을 수산자원으로 잘 연구·관리하려면 우리만 무슨 정책을 만들어 열심히 해서는 별 효과가 없고, 적어도 중국과 일본이 함께 참여하는 국제 공조를 통해야 한다. 그러나 동북아시아에서는 어획고와 수산물 소비는 세계에서 가장 높으면서도 영해 분쟁을 비롯한 여러 가지 정치적인 이유로 아직 국제수산관리기구를 결성하지 못하고 있다.

■황해 어획고 느는 중국과 주는 한국

한국 해경함과 중국 어선이 대치하고 있다. 중국 어선들이 서로를 밧줄로 결박한 채 단속에 대항하고 있다. 국제신문 DB
‘Sea Around Us’에서 추정한 1950년 이후 황해 전체 어획량 통계를 보면 1970년대에는 우리나라가 오히려 중국보다 많이 어획했다. 1990년대 말 이후로는 270만t 수준에서 거의 일정해 수산 자원량도 장기적으로 큰 변동이 없는 것으로 보이므로 아직 남획이 일어났다는 증거는 없다. 그러나 이렇게 일정한 수산 자원량을 두고도 지난 25년 동안 중국은 매년 200만t을 잡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조업 구역을 비롯한 온갖 어업 규제로 최근 40만t, 즉 중국이 잡는 양의 20%밖에 못 잡고 있다. 대략적인 황해 조업 면적을 따졌을 때 중국이 50%라면 북한과 한국은 25%씩 잡아야 한다. 그러므로 면적 대비 우리나라는 중국과 비교하면 60% 덜 잡고 있는 셈이다. 중국 어획고를 고려하면 황해에서 우리 어선은 약 100만t 어획고를 올려야 한다.

■우리 어선만 고기 덜 잡게 규제

해양수산부가 1999년부터 추진해오고 있고, 수산혁신 2030 계획에서 핵심이 되는 총허용어획량제도(Total Allowable Catch)도 회유 어종에 대해서는 일본과 중국이 함께 참여하지 않는다면 전시행정에 지나지 않는다. 일본은 한때 세계 최대 수산국이었으나 1970년대 이후 잡는 어업 생산량이 꾸준히 줄어 지금은 한국과 어업 마찰이 그렇게 심하지는 않은 편이다. 이와 달리 중국은 1990년대 들어 어획량이 크게 늘어 세계 1위 수산 대국이 되면서 이웃 우리나라 바다까지 그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우리 정부는 중국에 대항해 우리 어업주권을 지키려는데 별 관심이 없고, 해양수산부는 남획한다면서 우리 어민에게만 감척사업과 TAC를 비롯한 온갖 규제를 확대 적용해 고기를 점점 더 못 잡게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한민국 어획량은 꾸준히 줄어들어 2016년 이후에는 대한민국 배타적경제수역 안에서도 중국 어선이 우리 어선만큼 고기를 많이 잡고 있다.

■참조기와 갈치의 미래

해양수산부의 어업 규제로 우리는 덜 잡고, 중국은 점점 더 많이 잡는 대표적인 어종은 참조기. 참조기는 황해와 동중국해에 걸쳐 있는 한국과 중국 경계 수역에서 대부분 잡힌다. 우리나라 어선은 1950년부터 꾸준히 참조기를 잡아 오다가 1980년대 중반에 어획고가 역대 최저를 기록하면서 남획 때문에 자원이 고갈됐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고 이후 국제적으로 황해 남획 대명사가 됐다. 그러나 참조기는 2000년대 초반 어획고가 다시 급증해 2011년에는 남한 공식 통계로는 사상 최대인 약 6만t을 기록한다. 중국 참조기 어획고는 1990년부터 꾸준히 증가해 최근 2015년에는 약 40만t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 어선 수가 꾸준히 늘었기 때문이다. 1990년대 한국이 최대 4만t을 잡았으니 남획이라고 했던 참조기는 2010년 이후 그 10배인 40만t을 중국과 한국 어선이 잡아도 여전히 잘 잡히고 있다. 그런데도 해양수산부는 유독 우리 어선이 남획한다며 올해부터 TAC를 시행해 결과적으로 중국 어선을 돕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어린 새끼인 풀치를 남획해 국내 몇몇 수산연구기관에서 씨가 마른다고 평가했던 갈치의 국가별 연간 어획고를 보면, 2000년대 이후 이웃 중국은 약 100만t을 잡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그 6%인 약 6만t 이하로 잡고 있다. 심지어 우리나라 영해 안에서도 1991년 이후에는 중국 어선이 10만t 이상을 잡고 있고, 2011년 이후에는 한국보다 갈치를 배 이상 더 많이 잡고 있는데도, 해양수산부는 감척사업, 금어기에 이어 중국은 추진할 계획이 없는 TAC를 도입할 거라고 한다.

■연구 예산 늘리고 어업 규제 줄여야

해양수산부에서 구호로 외치는 수산자원 보호니 회복이니 하는 관념적인 선의가 현실에서는 그 의도와는 정반대로 조선시대처럼 중국에 조공하려고 우리 어민을 괴롭히는 모습으로 구현되고 있다. 우리 어민이 온갖 규제로 생계를 유지하기 힘들어 어업을 점점 포기하는 동안 우리 어업 주권은 중국에 소리 없이 야금야금 뺏기는 것이 지금까지 해양수산부 각종 수산정책이 얻은 결과다. 감척사업과 업종별 조업 구역을 처음부터 다시 검토하고 수산분야 연구개발 예산을 크게 늘리고 TAC 같은 어업 규제를 줄여야 수산 강국으로 갈 수 있다.

※ 공동기획: 국제신문, 대형기선저인망수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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