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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장 봐서 음식 만들고, 마을 미션 풀고…부산 일상을 여행으로

부산관광 '체험으로' 새판짜기 <4> 현장에서 듣는 체험관광

  • 안세희 기자 ahnsh@kookje.co.kr
  •  |   입력 : 2022-10-23 19:49:29
  •  |   본지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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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체험 관광의 현주소와 발전 가능성은 어떠할까. 부산 관광업계 현장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뛰고 있는 관계자들에게서 직접 이야기를 들어봤다. 신생 업체부터 코로나19로 어려웠던 시절까지 굳건히 버텨 온 이들은 “부산의 충분한 관광자원을 효과적으로만 꿰어낸다면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최근 관광 트렌드로 떠오른 ‘나만의 특별한 여행’ ‘현지에서 살아보기’ 등의 콘셉트를 구현하기에 자연과 볼거리, 스토리가 풍부한 부산은 최적지라는 의견이다.

부산관광공사 이정실 사장은 “부산의 가장 큰 접객지인 부산역 인근이 체험을 진행하는 투어 차량과 젊고 활기찬 가이드로 북적이는 상상을 자주 한다”며 “부산은 역사 문화 자연환경뿐만 아니라 세계 어딜 가도 볼 수 없는 산복도로와 역동적인 항만시설이 뿜어내는 독특한 풍광이 어우러진 곳이다. 다양성의 에너지는 매력적인 관광 자원인데, 이를 바탕으로 부산만의 ‘수백 가지 체험’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부산의 다양성과 특색을 활용한 체험 상품은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쿠킹클래스 장희영 대표
“요즘은 여행 기간을 길게 잡고 오시는 분이 많다. 저희는 메인 타깃이 유럽 미주 홍콩 싱가포르인데, 이 지역 분들은 한 지역에서 짧게는 3일에서 길게는 7일까지도 여행을 하니 유명 관광지만 돌아보면 지루할 수 있다. 그래서 여행 일정 중에 쿠킹 클래스에 참여하는 이가 많은데, 로컬 재료를 쓴 음식을 좋아할까 걱정했지만 ‘기우’였을 만큼 즐거워하고 새로운 경험을 한 것에 만족도가 높다. 체류기간이 길어질수록 체험 관광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부산쿠킹클래스’의 장희영 대표는 2018년부터 서구 토성동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부산 지역 재료를 활용한 로컬푸드 쿠킹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 수업은 스튜디오 인근 자갈치시장과 부평시장을 돌면서 장을 보는 것부터 시작해 음식에 기반한 부산의 이야기를 나누고 먹는 방법을 익히는 것까지 이뤄진다. 수업시간만큼은 현지인으로 살아보는 것이다. 장 대표는 “문화를 이해하는 가장 친근한 방법의 하나가 ‘음식’인 만큼 수요가 꾸준하다”며 “여행객들은 부산에서만 보고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것을 원한다고 느꼈다. 부산에서만 맛볼 수 있는 해산물을 특히 좋아하고, 부산 직항 입국이 아닌 이상 KTX를 타고 오는데 영화 ‘부산행’ 이야기도 빠트리지 않는다. 한국인이 막연히 관광객이 좋아하겠다고 생각하는 것과 실제는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의 관광자원을 바탕으로 선명한 정체성을 잡아가는 작업이 이뤄진다면 외국인들이 이 도시를 더 친근하게 느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관광공사 이정민 관광콘텐츠팀장
지난 1일 문을 연 부산 영도마리노오토캠핑장은 단숨에 캠핑족들의 성지자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캠핑장에서 바라보는 밤의 북항대교와 북항, 영도의 불빛까지 다른 도시에서 볼 수 없는 부산만의 다채로운 야경이 어우러지면서 환상적인 전망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대형 선박이 커다란 컨테이너를 싣고 캠핑장 옆을 지나는 모습은 부산에서만 볼 수 있는 이색 풍경이다. 부산관광공사는 지난 1일부터 시작한 ‘제1회 별바다부산 나이트페스타’의 체험 행사로 이곳에서 캠핑과 야시장 등을 진행해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야간 관광 체험을 테마로 마련한 축제는 처음이다. 체류기간이 길고 숙박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야간 관광은 경제적 부가가치도 상대적으로 크다.

관광공사 이정민 관광콘텐츠팀장은 “부산에는 이미 멋진 야경 장소가 많고, 잘 알려져 있다. 이번 행사에선 알려지지 않은 곳에서 보는 야간 전망, 그리고 야간 체험을 주제로 프로그램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여행 트렌드는 단순히 경치를 조망하고 구경하는 것에서 나아가 ‘자신만의 특별한 체험’으로 변하고 있다. 더 색다르고, 차별화된 인사이트를 갖고, 그들만의 수요가 충족되는 상품 개발이 필요하다. 이것이 체험 관광이 중요해진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다이나믹컴퍼니 오혁진 대표
“스위스에 가면 ‘폭스 트레일’이라는 관광상품이 있다. 4, 5명이 팀을 이뤄 여우의 흔적을 찾아 미션을 수행하면서 지역의 매장과 주요 관광지를 경유하는 것이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방탈출 게임’을 도시 전체로 확대한 걸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다. 저는 일본 도쿄에서 지하철을 돌아다니며 미션을 수행하는 체험을 해봤는데 상당히 재밌고 지역의 몰랐던 이야기도 많이 알게 됐다. 저는 부산을 무대로 이와 같은 체험 상품을 만들어가고자 한다.”

오 대표는 이와 같은 구상으로 올해 초 개발을 시작해 지난 5월 앱 ‘모해’의 베타 버전을 출시했다. ‘모해’의 첫 프로그램인 부산시민공원에서 진행한 콘텐츠를 통해 초기 사용자를 확보했고, 10월 현재 사용자 1000명을 확보한 상태다. 아직 시작 단계지만 벌써 재방문율이 60%를 넘긴 것은 고무적이다. 현재 진행 중인 상품은 영도 깡깡이마을에서 펼쳐진다. 미션을 수행하며 깡깡이마을의 지명 유래, 영도다리에 얽힌 피란민의 이야기까지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그는 “부산 관광객의 여행이 아직은 맛집 투어와 바다 구경 정도로 한정적이라고 느낀다”며 “다양한 관광자원을 활용한 체험 콘텐츠가 많아진다면 다채로운 여행이 될 뿐만 아니라 재방문율을 높이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푸드필름페스타 박명재 디렉터
“부산의 체험 콘텐츠는 성장 단계라고 생각한다. 다양하지 않고 완성도가 높진 않아도 새로운 관광 스타트업들이 지원받아 육성되면서 다양한 콘텐츠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단체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교육 테마가 많았지만, 최근엔 소수 인원이 즐길 만한 프로그램도 많고 MZ세대가 선호할 콘텐츠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부산은 해양도시라고는 하지만 몇 년 전만 해도 인프라가 없었는데 이젠 송정만 봐도 서핑 인구가 엄청나고, 광안리는 SUP 패들보트 등 체험 공간이 확충됐다. 이런 상황에서 시와 여행객의 관심이 지속된다면 콘텐츠 업계는 계속해서 성장해나갈 것이라 기대한다. 나아가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고 튼튼한 자생력을 갖춘 곳도 생겨날 것이다.”

부산에서 프로그램 기획으로 잔뼈가 굵은 부산푸드필름페스타 박명재 프로그램디렉터는 부산 체험 콘텐츠 상황을 진단하면서 확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음식 영화를 주제로 다양한 체험을 마련해 호평받고 있는 부산푸드필름페스타는 2017년 시작해 올해로 벌써 5년째다. 최근 부산관광공사의 ‘별바다부산 나이트페스타’ 프로그램으로 영화와 강연, 요트 투어까지 결합한 ‘나이트 테라스’를 선보였는데 일찌감치 예매가 완료될 정도로 호응이 있었다.

박 디렉터는 “기본적으로 체험 관광은 어떤 포지션을 잡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며 “최근 관광 트렌드는 현지에서 살아보고, 현지에서 하는 것을 체험해 보는 등 생활 속 콘텐츠를 즐기려는 수요가 많다. 부산에선 워케이션 추진도 진행되는 것으로 아는 데 트렌드를 반영한다면 인프라가 충분하기에 훌륭한 체험 관광지로 거듭나지 않겠나”고 제안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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