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선 엑스포를 ‘만박(万博, 반바쿠)’이라 한다. ‘만국박람회’를 줄인 말이다. 우리도 한때 이 용어를 사용하다 ‘세계박람회’로 재정립됐다. 1970년 오사카엑스포는 ‘만박 세대’를 낳았다. 엑스포를 통해 꿈을 키운 청소년층을 말한다. ‘아시아의 시대’를 연 오사카엑스포는 그만큼 기념비적인 이벤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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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0년 오사카 박람회장 전경. 원통형 기둥이 있는 한국관과 엑스포 기념물인 ‘태양의 탑’이 보인다. 국제박람회기구 홈페이지 |
2002년 노벨화학상 수상자 다나카 코이치(63)가 만박 세대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그는 유년 시절 엑스포 체험이 “평생 공상을 펼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당시 태양의 탑 앞에서 찍은 사진을 지금도 간직하고 있다”고 했다.
만박 세대는 영화·소설·노래 등 대중문화 소재로 널리 다뤄졌다. 1970년 제작된 유아사 노리아키 감독의 영화 ‘가메라 대 지거’는 오사카 박람회장을 습격한 괴물을 물리치는 내용이다. 일본 대중문화에서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만화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역시 만박 세대인 우라사와 나오키(62)의 ‘20세기 소년’이 대표적인 작품이다. 1969~2017년을 시대 배경으로 한 이 만화에선 오사카 박람회장과 태양의 탑이 주요 무대로 등장한다. 여섯 명의 소년이 성장하면서 펼치는 미스터리 명작만화다. 1999년부터 만화주간지 ‘빅코믹스피릿’에 연재된 뒤 단행본으로 출간돼 2000만 부 이상 판매를 기록했다.
‘20세기 소년’은 코단사 만화상, 소학관 만화상, 일본 만화가협회장 대상 등 일본 국내외에서 여러 차례 상을 받았다. 2008년엔 츠츠미 유키히코 감독에 의해 3부작 영화로도 제작됐다. 만박 세대는 이제 장노년층이 됐다. 2025년 오사카·간사이엑스포는 21세기형 새로운 만박 세대를 창출할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