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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 가라앉은 사회, 빼빼로데이·월드컵 대목도 잠재웠네

이태원 참사 애도…마케팅 축소

  • 정인덕 기자 iself@kookje.co.kr
  •  |   입력 : 2022-11-10 19:05:38
  •  |   본지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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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제과, 광고 등 이례적 접어
- 편의점주 “마음 아프나 생업 걱정”
- 수능 이벤트도 예년보다 줄여
- 백화점, 크리스마스 행사 고민

유통가에도 10·29 이태원 참사의 영향이 뚜렷하다. 통상 11월부터 연말까지는 빼빼로 데이와 대학수학능력시험, 크리스마스가 이어져 유통가의 ‘대목’으로 여겨진다. 올해는 예년과 달리 차분한 분위기가 감돈다.
빼빼로 데이를 하루 앞둔 10일 부산 부산진구 한 편의점 앞에 빼빼로 제품이 전시돼 있다. 대부분 편의점이 올해 10·29 참사 여파로 떠들썩한 이벤트를 전면 중단했다. 정인덕 기자 iself@kookje.co.kr
■조용한 빼빼로 데이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빼빼로 납품사와 유통사 모두 빼빼로 데이 행사 및 마케팅을 중지 또는 축소했다. 납품사인 롯데제과는 마케팅 활동을 전면 중단했다. 해마다 빼빼로 데이를 맞이하기 전 TV 광고를 포함해 SNS 이벤트를 여럿 진행했다. 하지만 올해는 이례적으로 자체 마케팅을 완전히 없앴다. 빼빼로와 유사한 막대 과자 ‘포키’를 생산하는 해태제과 역시 마케팅을 전혀 하지 않았다.

롯데제과 김성민 홍보팀장은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한 것을 고려해 마케팅을 모두 중단하고, 판매만 진행한다”며 “납품사다 보니 유통사의 자체 행사와는 관련이 없다. 유통사의 행사는 자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통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백화점과 마트 편의점 등 대부분의 판매 창구도 판촉이나 홍보·마케팅을 자제하고, 특별 세트 상품만 진열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롯데마트는 상품을 진열해 판매하기만 할 뿐 별도 이벤트는 진행하지 않는다. 메가마트도 빼빼로를 묶어 하트 모양을 만들거나 풍선을 달아놓는 등 행사 분위기를 냈지만, 이번엔 시식·판촉 등을 자제한다.

편의점 역시 카드사 할인을 제외하곤 특별한 이벤트는 없다. GS25는 짱구, CU는 ‘위글위글’ ‘어프어프’ ‘도구리’ 등과 콜라보 상품을 준비한 것이 전부다.

부산의 한 편의점주는 “빼빼로 데이 치곤 너무 조용히 넘어가는 분위기다. 10·29 참사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지만, 생업이 걸린 일이라 걱정되는 건 사실”이라며 “재고를 다 소진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했다.

■조심스러운 연말

빼빼로 데이뿐만 아니라 수능 월드컵 크리스마스까지 유통가에 잠잠한 분위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조금씩 마케팅을 재개하는 움직임이 보이지만, 협업 상품 출시나 할인 기획전일 뿐 예전과 같은 적극적인 홍보는 없다.

유통가는 오는 17일 수능을 앞두고 지난해보다 이벤트를 대폭 축소했다. 이미 제조된 패키지만 판매하고 판촉 활동은 하지 않는다. 홈플러스는 수능 전날인 16일까지 응원·먹거리 용품을 할인한다. 초콜릿을 비롯해 20여 종의 가격을 내리고, 수능 수험표 이벤트를 진행한다. 하지만 예년보다 행사 규모를 줄였다. 이마트 또한 같은 날까지 보온병과 도시락을 할인한다. 그러나 다른 이벤트는 없다.

주류업계도 마케팅을 자제한다. 카타르월드컵 공식 스폰서인 오비맥주는 상황을 지켜본 뒤 오프라인 행사 여부를 결정한다.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은 크리스마스 행사 시기를 고민 중이다. 보통 11월 중순 백화점 외관에 조명을 둘러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더했지만, 올해는 설치 일정도 정확하지 않았다. 지난 6일 더현대 서울은 캐럴에 맞춰 크리스마스 트리에 조명을 밝히는 ‘라이트닝 쇼’의 재개를 위해 시범 운행 했다가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됐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업계 모두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10·29 참사로 계속 미뤄져서 아직도 연말 이벤트가 확정된 게 없다. 시기를 조율 중”이라고 전했다.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관계자는 “현재 동향을 살피고 있다. 조명 등 시설물 발주는 했지만 설치는 진행하지 않았다”며 “11월 중순이 지나서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변동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동아대 관광경영학과 최규환 교수는 “당분간 파티나 왁자지껄한 분위기를 자제할 것으로 예상한다. 기업의 홍보 축소가 국민 추모 분위기와 더해져 소상공인과 유통업계가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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