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규제가 죽인 정어리떼…어획금지 20㎝ 이하 청어로 오인해 버려져

  • 정석근 제주대 해양생명과학과 교수
  •  |   입력 : 2022-11-15 19:18:11
  •  |   본지 1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지난 10월 한 달 동안 경남 마산항을 비롯한 남해 동부 해안에 나타난 정어리 떼가 전국 뉴스거리가 됐다. 수산물을 먹을 줄만 알았지, 어떻게 잡는지 어업을 잘 모르는 대다수 국민까지 정어리 떼죽음 소식에 불안감을 느끼면서 큰 관심을 보였다. 죽은 원인을 제대로 밝혀야 불안감을 없애고 대책도 마련할 수 있다. 정어리 폐사체를 찍은 사진이나 동영상을 자세히 보면 죽은 원인을 알 수 있다.

지난달 2일(위 사진)과 13일 마산 앞바다에서 죽은 채 발견된 정어리떼. KBS창원·MBC경남 제공
몸에 상처가 거의 없이 깨끗한 정어리는 멸치 권현망(중층쌍끌이)이라는 근해 대형 어선 그물에 잡혔다가 버려진 것이다. 권현망 자루그물은 촘촘하고 면처럼 부드러워 멸치나 정어리 같은 청어과 어류가 잡혀도 부스러지지 않고 원래 형태를 잘 보존한다. 권현망 자루그물에 잡혀 갇힌 정어리는 제대로 헤엄쳐서 돌아다니지 못하고, 또 외부와 거의 격리된 그물 안 바닷물 용존산소가 줄어들면서 서서히 질식사한다. 물속 산소가 부족하지만 모두 입을 다물고 죽어 있다.

반면 몸에 또렷한 상처가 있으며, 가끔 입을 벌리고 있거나 심지어는 반 토막이 난 정어리 개체는 그물코가 몇 ㎝ 정도인 연안 소형 어선 그물에 잡혔다가 버려진 것이다. 이들은 그물에 꽂혀 몸에 상처가 생기거나 반 토막으로 잘릴 수 있고, 배 갑판 위로 올려 털어내면서 몸에 상처가 생길 수도 있다. 갑판 위에는 물이 없으므로 정어리가 공기로 호흡하려고 입을 벌린 채 죽은 경우도 있다.

마산항 해양누리공원에서 지난달 2일 발견된 정어리 폐사체는 화면 사진을 보면 몸이 깨끗해서 멸치 권현망에 잡혔다가 버려진 것이다 <사진 1>. 반면 같은 장소에서 지난달 13일 발견된 개체는 몸에 상처가 있고 토막 난 것도 많이 보여 연안 어선에 잡혔다가 버려졌음을 알 수 있다 <사진 2>. 그러면 왜 어민은 애써 잡은 정어리를 버렸을까? 섞어 잡기, 즉 혼획(混獲) 금지와 금지체장 규정 때문이다. 해양수산부는 수산자원을 보호한다고 권현망 어업은 멸치 외에 어종이 잡히면 모두 바다에 버리고 오도록 했다. 연안 어업은 잡히는 어종에 관한 규제는 없지만, 정어리를 올해 해양수산부가 정한 금지체장 20㎝ 이하인 청어로 오인해서 버렸다. 정어리로 밝혀진 뒤에도 급랭시설 용량 초과로 더 이상 잡힌 정어리를 받아주지 않아 연안 어선은 계속 잡힌 정어리를 버리기도 했다. 2년 전에는 금어기에 잡힌 갈치를 전남 여수 연안 어선이 하루에 수십t씩 버렸고, 지난 8월에는 국제협정에 따라 할당량을 초과해서 경북 영덕 정치망에 잡힌 참치가 버려지기도 했다. 이들 모두 불합리하지만, 악법도 법이라고 여긴 어민이 어업 규제를 지키는 바람에 벌어진 일이다.

수산자원 보호 효과가 없는 혼획 금지와 금지체장에 대해 지난 3년 동안 언론을 통해 문제가 꾸준히 제기됐지만 바뀌지 않고 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버스기사 “왕복 50㎞ 출퇴근 못해”…강서차고지 개장 차질 빚나
  2. 2승학터널 건설 본격화...부산시-현대건설 오늘 실시협약
  3. 3부산 택시 기본료, 1일부터 4800원
  4. 4부산 울산 경남에 다시 비...돌풍 천둥 번개 내리칠 수도
  5. 5BIFF 내부 폭로에 다시 격랑…허문영 “복귀 없다”
  6. 6“호기심 때문이었다”…‘부산또래살인사건’ 피의자 자백
  7. 7‘살인’ 웹 검색하고 도서관 범죄소설 대출…계획범죄 정황(종합)
  8. 8[근교산&그너머] <1334> 통영 연화도~우도 둘레길
  9. 9“퇴사하고 유튜버 할래” 허언증 되지 않게…성공 노하우 나눠요
  10. 10공공기관장 청문회 확대 놓고…부산시-의회 재충돌 우려
  1. 1공공기관장 청문회 확대 놓고…부산시-의회 재충돌 우려
  2. 2“일본 오염수 처리 주요설비 확인”…野 “결론도 없는 국민 기만”(종합)
  3. 3북한 이례적 위성 발사 실패 장면 공개..."계속 날리겠다" 의지 표명?
  4. 4“전쟁 터졌나” 서울시민 새벽 혼비백산…경계경보 문자 논란
  5. 5북한 우주발사체 서해 추락…“곧 2차 발사”
  6. 6“포용도시 부산, 다양한 언어로 알리자”
  7. 7[정가 백브리핑] 여의도연구원 부원장 자리는 체급 올려주는 동아줄?
  8. 811년 전 실패 판박이…김정은, 전승절 치적 위해 서둘렀나
  9. 9권익위 "선관위 '특혜 채용' 단독조사 착수, 퇴직자도 대상"
  10. 10선관위 “간부 자녀 채용 부당한 영향력 정황 발견”
  1. 1“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수욕장 개장에 영향 미치지 않을 것”
  2. 2로또 조작 의혹에 '150명 방송 참관' 추진…"1700명 신청"
  3. 3"세수 감소에 부산 교부세 최대 1680억↓…광역시 중 최다"
  4. 4정부 "넥슨 故 김정주 유족 물납지분 4.7조 가치"…매각 착수
  5. 5섬에서 에어컨 수리 쉬워진다...고압가스, 여객선 운반 허용
  6. 6지난해 상장사 매출 1조원 이상 258곳...10조는 38곳
  7. 7전세사기 피해자 인정 여부 결정할 조직 본격 가동
  8. 8부산 다대소각장 매각 4번 연속 실패…市 “포기 않고 또 추진”
  9. 9[종합] 지난달 무역수지 -21억 달러…15개월 연속 적자
  10. 10부산역 반경 1km '창업가 거리' 된다
  1. 1버스기사 “왕복 50㎞ 출퇴근 못해”…강서차고지 개장 차질 빚나
  2. 2승학터널 건설 본격화...부산시-현대건설 오늘 실시협약
  3. 3부산 택시 기본료, 1일부터 4800원
  4. 4부산 울산 경남에 다시 비...돌풍 천둥 번개 내리칠 수도
  5. 5“호기심 때문이었다”…‘부산또래살인사건’ 피의자 자백
  6. 6‘살인’ 웹 검색하고 도서관 범죄소설 대출…계획범죄 정황(종합)
  7. 7[종합]‘부산 또래살인사건’ 피의자 정유정 “호기심 때문에 죽였다”
  8. 8통영 갈도 해상서 '닻 올리다가' 5t 어선 전복..승선원 3명은 구조
  9. 9"5년 이상 계속한 길고양이 연쇄 살해범 강력히 처벌하라"
  10. 10대전~통영고속도로, 거제 연장 본격 추진
  1. 110경기서 ‘0’ 롯데에 홈런이 사라졌다
  2. 2“경기 전날도, 지고도 밤새 술마셔” WBC 대표팀 술판 의혹
  3. 3264억 걸린 특급대회…세계랭킹 톱5 총출동
  4. 4세계 1위 고진영, 초대 챔프 노린다
  5. 5김민재, 올해 세리에A ‘최고의 수비수’에 도전
  6. 6“제2 이대호는 나” 경남고 선배들 보며 프로 꿈 ‘쑥쑥’
  7. 7수영 3개 부문 대회新…부산, 소년체전 85개 메달 수확
  8. 8야구월드컵 티켓 따낸 ‘그녀들’…아시안컵 우승 향햔 질주 계속된다
  9. 9김은중호 구한 박승호 낙마…악재 딛고 남미 벽 넘을까
  10. 10‘매치 퀸’ 성유진, 첫 타이틀 방어전
우리은행
탄소중립 이끄는 기업
그린수소·태양전지 스타트업과 협업…글로벌 진출 가속도
지역 수협 조합장 인터뷰
“온난화로 어군별 주어장 바껴…조업구역 변경 절실”
  • 부산항쟁 문학상 공모
  • 부산엑스포키즈 쇼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