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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 컨 물량 80% 급감…공사현장 시멘트·레미콘 동났다

화물연대 파업… 물류대란 가시화

  • 조민희 core@kookje.co.kr, 박호걸 조원호 기자
  •  |   입력 : 2022-11-27 20:50:34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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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설업계 "비축물량 소진" 셧다운 조짐
- "오늘 파업 풀려도 정상화에 최소 2주"
- 12개 항만 컨 반출입량 평시 17% 수준

- 4대 정유사 차량기사 70~80% 조합원
- 주유소 휘발유·경유도 공급 차질 우려

- 與 “단호한 대응” vs 野 “전향적 협상을”
- 업무개시명령 놓고 정치권 공방 가열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 거부 사태가 27일로 나흘째에 접어들면서 산업 전반으로 피해가 확산한다. 시멘트 등 각종 자재 공급이 어려워져 건설 현장이 멈추고 항만 물류가 80% 급감하고 있다.
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돌입한 지 나흘째인 27일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 및 감만 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운송거부로 항만물류 80%가 급감하는 등 산업계 피해가 확대되는 가운데 28일 정부와 화물연대 간 첫 교섭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시멘트 소진… 셧다운 불가피”

건설 현장은 레미콘을 제때 공급받지 못해 타격이 심각하다. 레미콘 주요 원자재인 시멘트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서다. 27일 국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이미 부산지역 시멘트 물량이 거의 소진됐다. 부산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시멘트는 필요할 때마다 공급받아 레미콘으로 만든다. 지금은 비축해둔 시멘트가 없다”며 “그나마 규모가 큰 업체는 며칠 버틸 물량이 있겠지만 영세 업체는 레미콘을 못 만든다”고 토로했다.

부산 건설업계에서는 파업이 닷새(28일)를 넘기면 현장을 ‘셧다운’할 수밖에 없다는 말이 나온다. 부산 한 아파트 건설 현장 A 소장은 “업체 7곳에서 레미콘을 공급받는데, 5곳은 지난 25일 물량이 동났다. 나머지 2곳도 28일 오전 10시에는 물량이 바닥난다고 한다”며 “공사를 멈춰야 할 판”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특히 부산은 레미콘 용차 파업이 진행됐던 터라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용차는 프리랜서처럼 회사에서 필요할 때마다 불러서 쓰는 개념인데, 임금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지난달 26일부터 한 달가량 파업하고 있다.

또 다른 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는 “용차 파업 탓에 필요한 레미콘의 절반 정도만 받고 있었다. 그러나 화물연대 파업으로 이마저도 어려워 구조물 타설은 불가능하다”며 “화물연대가 내일(28일) 파업을 풀어도 경험상 수급 정상화까지 최소 2주는 걸릴 것”이라고 걱정했다.

업계는 빠른 협상 타결을 호소한다. 부울경철근콘크리트협의회 정태진 대표는 “콘크리트 타설이 안 되면 다른 공정까지 연쇄적인 피해가 생긴다”고 우려했다. 대한건설협회 부산시회 관계자는 “공정이 밀리면 관리비 인건비 등이 늘어나고 자칫 지체상금까지 물어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류 급감, 휘발유 공급 차질

27일 오전 10시 기준 전국 12개 항만의 컨테이너 장치율(항만의 컨테이너 보관 능력 대비 실제 보관 비율)은 62.6%로, 평시(64.5%)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전날 오후 5시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6208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로, 평시(3만6824TEU)의 17% 수준으로 떨어졌다. 부산항 역시 같은 기간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5800TEU로, 평시(2만5572TEU)의 22.7%다. 부산항 장치율은 66%로 평소(68%) 수준이다. 부산항만공사 비상대책본부 관계자는 “지난 25일부터 화물연대 파업 여파와 함께 컨테이너 반출입량이 많이 줄었다. 하지만 화물의 하역 및 선적 작업은 그대로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화물연대 파업이 일주일 이상 장기화하면 전체 물류 흐름이 막힐 것으로 우려된다. 4대 정유사(SK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차량 운전자 중 70~80%가 화물연대 조합원이어서 재고가 떨어진 주유소 휘발유와 경유 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 역시 화물차를 이용한 출하가 거의 진행되지 않고 있다. 부산의 한 포워딩업체 관계자는 “이미 파업 전 급한 물량은 처리해 당장은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파업이 일주일 이상 길어지면 피해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 ‘네 탓’ 공방 가열

여야 정치권 공방도 가열된다. 국민의힘은 “폭력적인 불법 파업”이라고 비판하고, 정부에 법과 원칙에 따른 단호한 대응을 주문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국가 경제를 볼모로 한 불법 파업 세력은 화물연대 안에서도 소수 강경파”라며 “폭력적 파업 세력은 참여하지 않은 화물차량에 쇠구슬을 쏘는 일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업무개시명령을 둘러싸고 “정부가 ‘초강수’를 손에 쥐고 있어 협상이 제대로 될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박성준 대변인은 “내일(28일) 화물연대와 국토교통부가 교섭에 나선다고 하는데, 강경 대응 카드로 노동자들의 생존권 요구를 억누를 수 있다는 생각은 내려놓으라”며 “정부는 전향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28일 오전 부산신항을 찾아 현장을 점검하고 BPA 사장, 운영사 대표 등과 항만운영 대책 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 화물연대 요구사항

·안전운임제 영구화

화물차 기사가 과로·과속·과적 운행할 필요가 없도록 최소한의 운송료를 보장하고, 이를 어기는 화주에게는 과태료 부과

·안전운임제 적용 차종·품목 확대

기존 컨테이너·시멘트+철강재, 자동차, 위험물, 사료·곡물, 택배 지·간선화물차 5종 추가

·안전운임제 개정안 폐기

안전운송원가 중 인건비 누락, 안전운임위 권한 축소, 국토부 장관 중심 운임산정 강화 등 독소조항 존재 주장

※안전운임제는 2020년부터 3년간 일부 차종에 한해 시행됐으며 개정안에는 이를 3년 연장하는 내용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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