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임제 연장” vs “영구화” 팽팽
- 국토부 "조건 없는 파업 철회를
- 일몰제·품목 확대 국회서 논의"
- 화물연대 측 "국토장관 나와라
- 차관, 권한·책임 없다만 되풀이"
정부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의 첫 접촉이 별 성과 없이 끝났다. 정부는 화물연대가 파업을 철회하지 않으면 예정대로 29일 열릴 국무회의에서 업무개시명령을 내린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정부와 화물연대는 30일 다시 만나기로 했지만 양측 견해 차이가 워낙 커 단시일에 타협점을 찾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에 따라 파업을 둘러싼 현 상황이 ‘강 대 강 국면’으로 치달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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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로 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가 닷새째를 맞으면서 항만 물류를 비롯해 산업계 전반에 피해가 심화하고 있다. 사진은 창원 진해구 부산신항 한진컨테이너터미널이 한산한 모습(왼쪽)과 경기도 안양시의 한 레미콘 업체에 레미콘 차량이 멈춰 선 모습. 여주연 기자 yeon@kookje.co.kr 연합뉴스 |
■입장차만 확인하고 ‘빈손’
28일 국토교통부와 화물연대는 지난 15일 이후 처음으로 공식 대화를 가졌다. 파업이 사회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국토부가 먼저 요청했고, 화물연대가 수용하면서 면담이 이뤄졌다. 국토부와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여부 등을 놓고 의견을 나눴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영구화 ▷적용 품목을 현재 시멘트와 컨테이너에서 철강재 자동차 위험물 사료·곡물 택배 지·간선 등 7개 품목으로 확대 ▷정부·여당의 안전운임제 개악안 폐기 등을 요구했다. 또 정부가 업무개시명령을 일시 유예해 줄 것도 언급했다. 안전운임제는 화물차 기사가 과로·과속·과적 운행을 할 필요가 없도록 최소한의 운송료를 보장하고 이를 어기는 화주에게 과태료를 매기는 제도다. 2020년 시멘트와 컨테이너 화물에 한시적으로 도입돼 올해 말 종료를 앞두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일몰제 3년 연장을 추진 중이나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영구화를 주장한다.
■‘강 대 강’ 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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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유소 휘발유 공급에 차질이 생기자 서울의 한 주유소 가격 게시판에 휘발유 품절 문구가 부착돼 있다. 연합뉴스 |
국토부는 면담에서 기존 정부 방침을 강조한 뒤 화물연대에 ‘조건 없는 파업 철회’를 촉구했다. 또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와 품목 확대는 국회 차원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맞섰다. 이어 29일 국무회의에서 업무개시명령이 내려지면 정해진 규정에 따라 적합한 조치를 즉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업무개시명령 일시 유예는 국토부 결정 사항이 아니라는 견해를 내놨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현 정부는 초법적 관행에 대처하는 자세가 이전과는 분명히 다르다”며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법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하겠다”고 했다. 이어 “화물연대 요구 사항은 국회 논의와 국민 공감대가 형성돼야만 이뤄질 수 있다”며 “명분 없는 집단 행위를 더는 수용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국무회의에서 업무개시명령이 결의되면 즉시 이행할 수 있는지에 관해서는 “실무 준비를 이미 마쳤다”고 답했다. 아울러 업무개시명령을 전달할 사업자나 개인에 대한 통보 방법 등도 거의 확정됐다고 밝혔다. 원 장관은 “이 명령이 통보되면 당사자는 빠르게 업무에 복귀해야 한다”며 “이를 회피하면 법에서 정한 처벌을 받게 된다”고 강조했다.
화물연대는 정부 관계자들이 면담 도중 자리를 뜨는 등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했다며 국토부를 강하게 성토했다. 특히 국토부 2차관이 “‘화물연대 입장을 대통령실에 보고하겠으나, 이에 대해 국토부의 권한과 책임은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고 비판했다. 화물연대 측은 “만약 차관에게 결정 권한이 없다면 장관이 직접 나와 대화를 지속해야 한다”고 전제한 뒤 “정부가 화물연대와의 소통에 진심을 가지고 참여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