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월 무역수지 70억 달러 적자
- 반도체·對中 수출 급감 등 여파
- 글로벌 에너지값 급등도 폭 키워
- 중기 대출금리 5%이상 비중 70%
- 1년새 20배 폭증… 이자부담 가중
- 어음부도율 2개월째 ‘고공행진’
한국 경제가 최악의 위기에 직면했다. ‘수출 한국’을 이끌던 반도체 부문 수출이 급감했고, 국내 기업에 돈이 돌지 않으면서 ‘부도 공포’도 확산한다. 정부도 뚜렷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화물연대 철도노조 등의 파업도 경제 부담을 가중시킨다.
■반도체·대중국 수출 급감 ‘직격탄’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1월 수출은 519억14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0% 감소했고, 수입은 589억2500만 달러로 2.7% 늘었다. 이에 무역수지는 70억1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전달(67억 달러)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지난달 전체 수출이 급감한 가장 큰 이유는 반도체 수출 감소다. 반도체 수출은 D램 낸드플래시 등의 글로벌 수요 약세로 제품 가격이 하락하면서 지난해 11월보다 29.8%나 줄어든 84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한국 반도체 대표 품목인 메모리반도체 수출액은 지난해보다 49.7%나 감소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세트(완제품) 수요가 부진하면서 부품 수요도 많이 줄고 있다”며 “메모리반도체 재고가 늘고 가격도 약세를 보이면서 전체 수출액이 급감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달 대중국 무역수지도 두 달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가며 수출 증가율을 끌어내렸다. 11월 대중국 수출은 지난해보다 25.5% 감소한 113억8000만 달러, 수입은 11.1% 줄어든 121억4000만 달러로 7억6000만 달러 적자 기록을 썼다.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조치 장기화가 영향을 미쳤다. 반도체(-36.1%) 일반기계(-21.1%) 석유화학(-26.2%) 무선통신(-8.2%) 등 대다수 품목의 대중국 수출이 줄었다. 전 세계적 에너지 가격 급등세가 지속한 것도 무역수지 적자 폭을 키웠다.
■기업 ‘유동성 위기’ 심화
수출 길이 좁아진 상황에서 기업은 자금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 상황은 더욱 어렵다.
중소기업 대출 중 금리가 5% 이상인 대출 비중은 70%에 육박했다. 1년 만에 20배 이상 급증세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이 수치는 올해 5월(7.7%)만 해도 한 자릿수였으나 6월 12.3%, 7월 20.7%, 8월 28.8%, 9월 40.6%에 이어 10월 69.5%로 급격히 상승했다. 중소기업의 금융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기술보증기금 지역신용보증재단이 최근 3주간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546개를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에서 ‘현재 영업 이익으로는 이자 상환에 부담이 있다’는 답변이 51.8%에 달했다.
기업 어음부도율도 9월 0.26%, 10월 0.20% 등 2개월째 0.2%대를 기록하며 고공비행 중이다. 레고랜드 건설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회사(SPC) 아이원제일차의 부도에 이어 유동성 부족으로 중소기업들이 잇따라 만기가 돌아온 어음을 갚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부도업체 수는 8월 9곳에서 9월 13곳에 이어 10월에는 20곳으로 늘어났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서울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중소기업인과 가진 간담회에서 “경제 상황이 매우 엄중하다”며 “중소기업의 목소리를 담아 내년 정책 수립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