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개월 만에 무려 77% 폭락
- 경제 3高에 세계 물동량 급감
- 팬데믹 시대 ‘반짝 호황’ 끝나
- “내년 경기 맞물려 당분간 하락”
경기 침체가 짙어지면서 코로나19 팬데믹 최대 수혜 업종인 해운업계도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글로벌 해운 업황을 보여주는 운임 지표가 24주 연속 하락하는 등 선박 공급 과잉이 심해지면서 앞으로 1000선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해운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지난 2일 기준 전주 대비 58.54포인트 내린 1171.36을 기록했다. SCFI가 1100선대로 떨어진 것은 2020년 8월 이후 28개월 만이다. 최고점을 찍었던 올해 1월 초 5109.6과 비교하면 11개월 만에 77%나 감소했다.
SCFI는 지난 5월 말 18주 만에 반등한 뒤 6월 10일까지 4주간 상승세를 이어가기도 했다. 하지만 7월 4000선이 무너졌고, 지난 9월 3000선마저 지키지 못했다. 같은 달 말일에는 1922.95를 기록하며 1000대로 내려앉았다.
운임 하락은 고환율 고금리 고물가 등 ‘3고 현상’ 여파로 소비시장이 급랭하면서 물동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그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호황을 누렸던 해운업계는 한때 최대 1년간 미국 서부 항만에 지속했던 적체 현상이 완화되고, 글로벌 해운업체들이 선박 투입량을 늘리면서 하락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물동량 역시 줄어들고 있다. 부산항만공사 자료를 보면 지난 10월 부산항 물동량은 181만3000TEU였다. 이는 지난해 10월 198만1000TEU과 비교하면 8.5% 하락한 수치다. 부산항의 최근 2년간 월별 물동량 추이를 살펴보면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지만 전반적으로 하락 추세다. 지난해 3월 201만7000TEU로 정점을 찍었다가 지난 9월에는 154만3000TEU로 급감하기도 했다.
한국해양진흥공사의 최근 주간업계동향보고서는 수요 위축과 함께 운임 및 체선(선박이 초과 입항해 항구 밖에서 하역 순서를 기다리는 상태)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복귀 중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 서안 운임은 팬데믹 초기인 2020년 2분기 수준까지 하락했으며, LA/LB항(미 로스앤젤레스 롱비치항) 대기 선박 수는 최근 0척을 기록해 25개월여간 지속한 미국 서부 항만 정체는 사실상 종결됐다고 덧붙였다. 또 지난달 24일부터 시작된 화물연대 파업이 장기화하면 한국발 수출 화물의 부족과 국내 할당 선복(여객을 탑승시키거나 화물을 싣도록 구획된 장소)의 제3국(중국 대만 등) 재배정으로 한국 및 중국발 운임의 하방 압력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는 컨테이너 공급 과잉에 따른 운임 내림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부산지역 해운업계 관계자는 “연말 성수기인데도 운임이 하락하고 있으며 내년에 신조선 인도량이 많다. 경기 침체 여파로 내년까지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팬데믹 특수 상황을 지나 오히려 운임이 정상화 과정을 밟는다는 의견도 있다.
또 다른 해운업계 관계자는 “800~900이던 글로벌 운임지수가 지난 3년간 5000까지 급등한 것은 분명히 비정상적이다. 내년 하반기 선박 공급 증가를 앞두고 조정 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