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 최대의 쇼’라 불린 1939년 뉴욕박람회엔 기상천외한 놀이기구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80m 상공에서 낙하산을 타고 떨어지는 스릴 만점의 ‘패러슈트 점프(사진)’였다. 이 놀이기구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낙하대까지 올라가는 데 1분, 2인 1조로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는 데 20초가량 걸렸다.
낙하산은 항상 펼쳐진 상태였고, 좌우로 흔들림과 이탈을 막는 유도철선이 설치됐다. 2인승 좌석엔 완충기를 달아 착륙 시 충격을 흡수했다. 미군이 실제 사용하던 훈련장비를 본떠 만든 것이었다. 균형 유지를 위해 12개 고공 낙하대 중 1개는 비워두고 운행했다.
이용료는 어른 40센트, 어린이 25센트였는데, 매표소엔 항상 긴 줄이 끊기지 않았다. 개발·운영업자는 곧바로 돈방석에 앉는 듯했다. 그런데 위기가 닥쳤다. 운행 중 낙하산 줄이 얽히면서 탑승했던 중년 부부가 5시간 동안 공중에 매달려 있는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이 부부는 구조된 뒤 두둑한 보상과 간곡한 부탁을 받고 다음날 다시 낙하산을 탔다. 놀이기구의 안전성을 홍보하려는 운영사의 위기관리대책이었다. 라이프세이버란 이름의 운영사는 사업수완이 뛰어났다. 타워 꼭대기에서 ‘낙하산 결혼식’ 이벤트를 벌이기도 했다. 신혼부부는 상공에서 혼인서약을 한 뒤 낙하산 강하로 신혼여행을 대신했다.
낙하산 점프는 박람회 폐막 후 뉴욕 코니아일랜드 놀이공원에 팔렸다. 판매가는 15만 달러로 기구 개발비의 10배에 달했다. 낙하산 점프는 ‘브룩클린의 에펠탑’이란 애칭으로 불리며 회전목마 롤러코스터와 함께 간판 놀이기구로 인기를 누렸다. 많은 영화와 대중소설 무대로 등장하며 1968년까지 운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