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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 전경. 국제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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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 부지 내에 사용후핵연료 건식 저장시설을 설치하려는 계획을 다음 주 이사회에서 확정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부산 울산을 비롯한 전국 탈핵단체가 한수원의 정책 강행을 강하게 비판하는 상황이어서 해당 계획이 최종 의결되면 여야가 최근 심사를 본격화한 ‘고준위 핵폐기물 특별법’ 추진과 맞물려 거센 후폭풍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수원 등에 따르면 한수원은 오는 7일 이사회를 열어 지난해 10월 의결하려다 시민단체의 반발 등으로 보류한 ‘고리 사용후핵연료 건식 저장시설 건설 기본계획(안)’을 처리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산업부 관계자는 국제신문과의 통화에서 “한수원이 이번 이사회에서 해당 계획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안건 상정이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 지난해 10월처럼 (이사회 개최 직전에) 보류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7일 이사회가 열리는 것은 맞다”면서도 “어떤 안건이 상정되는지는 언급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한수원은 산업부가 2021년 12월 ‘제2차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2차 기본계획)’을 확정한 이후 고리원전 부지 내에 건식 저장시설(임시 저장시설)을 설치하려는 계획을 추진해 왔다. 2차 기본계획은 사용후핵연료를 비롯해 고리원전 등에서 나오는 핵폐기물을 제3의 지역에 중간 저장시설이나 영구 처분시설이 건립될 때까지 원전 부지 내에 그대로 저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지난해 8월 한수원 황주호 사장이 취임한 이후에는 윤석열 정부의 ‘탈원전 폐기’ 드라이브와 맞물려 속전속결로 진행했다. 황 사장 역시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건식 저장시설 설치를 최대한 빨리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한수원은 지난해 10월 이사회에서 해당 안건을 상정해 의결하려고 했지만, 당시 부산 울산을 비롯한 전국 탈핵·환경단체의 반발과 사외이사의 반대로 전격 보류했다.
한수원이 안건 재추진에 나선 것은 지난해 10월 건식 저장시설 설치 안건에 반대했던 사외이사들(국제신문 지난해 10월 31일 자 8면 보도)이 대부분 교체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한수원의 공시 내용을 보면 지난해 10월 한수원 사외이사로 이름을 올렸던 6명의 인사 중 김유창 동의대 교수를 제외한 5명 모두는 현재 다른 인사로 교체됐다.
당시 사외이사 6명 대부분은 원전 지역에 미칠 영향과 시민단체·주민 등의 반발을 고려해 건식 저장시설 설치 계획을 강행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하지만 사외이사 6명 중 5명이 교체되면서 한수원 입장에서는 해당 안건을 이사회에서 처리할 수 있는 일종의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실제로 새 사외이사 5명 중에는 군청 부군수 출신이나 복지재단 대표 등 원자력발전과 무관한 인사들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수원이 안건을 처리하기 위해 원전 비전문가나 ‘친원전’ 인사를 사외이사 자리에 앉힌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건식 저장시설 설치 계획이 다음 주 확정되면 2차 기본계획 확정 이후 1년 2개월 만에, 안건 상정을 보류한지 3개월 만에 ‘고리원전 부지 내 사용후핵연료 저장’의 법적 근거가 마련된다. 최근 정치권에서도 총 3개의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안’이 본격적인 심사에 들어간 만큼 시민단체의 반발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탈핵부산시민연대 김현욱 집행위원은 “특별법이 통과되지 않아도 한수원이 의결을 하게 되면 그것(특별법 통과 여부)과 상관없이 고리원전 부지 내 건식 저장시설 추진이 가능해진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