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3일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은행의 ‘돈 잔치’로 국민의 위화감이 생기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금융당국도 연일 은행권을 향해 질타를 쏟아낸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7일 은행권 영업 방식에 대해 “약탈적”이라는 표현까지 쓰며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고 있다”고 쓴소리했다.

이 같은 정부와 금융당국의 날 선 비판에다 국민의 부정적 여론까지 확산하면서 국내 은행주도 직격탄을 맞는 분위기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7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 진단 및 향후 과제 세미나’에 참석해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KB금융의 주가는 5만 원으로, 윤 대통령이 처음 “은행은 공공재”라고 언급한 지난달 31일 5만5900원보다 10.6% 내렸다. 같은 기간 신한지주는 4만1550원에서 3만8350원으로 7.7%, 하나금융지주는 4만8750에서 4만6200원으로 5.2%, 우리금융지주는 1만2780원에서 1만2400원으로 3.0% 떨어졌다. ‘관치 리스크’ 속에 이 시기 외국인이 5대 금융 주식을 매도한 물량은 1112억 원에 달한다.

윤 대통령은 “돈 잔치” 언급에 이어 지난 15일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는 “은행산업 과점 폐해가 크다. 경쟁 시스템 강화 방안을 위한 특단의 조처를 마련하라”고 압박 강도를 높였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의 은행권 규제는 계속해 수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은 제13차 비상경제민생안정회 후속 조처로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한다. 오는 23일 제1차 회의를 연다.

이 금감원장도 ‘강공’을 이어간다. 그는 지난 17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 진단 및 향후 과제’ 세미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은행들이 비용 절감 등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는 방식을 문제 삼았다. 그는 “은행의 구조조정을 보면 금융 취약층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는데도 지점 수를 줄인다든가 고용 창출 이력을 줄여 비용을 절감함으로써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높이는 방식을 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또 “소비자는 금리 상승으로 부담이 커졌는데도 은행들은 수십조 이익을 얻고, 그 이익의 사용 방식과 관련해서도 여러 의문점이 있다”며 “약탈적이라고도 볼 수 있는 비용 절감과 시장에서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 강한 문제의식들이 있었고 그게 지금 정점에 와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