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 연준 통화긴축 더 길어지거나
- 물가 안잡히면 추가인상 가능성
한국은행이 23일 기준금리를 연 3.50%에서 동결한 데는 물가에 대한 긍정적 전망과 경기침체 우려가 작용했다. 앞으로 ▷물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 수준 ▷부동산 경기 ▷금융 영향 등 변수가 널려 있어 ‘동결 유지’와 ‘추가 인상’에 대한 한은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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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 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창용 한은 총재는 23일 기준금리를 동결한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물가 상승률이 점차 둔화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연중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책 여건 불확실성도 높아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불확실성’은 주로 물가 경로와 관련됐다는 게 이 총재의 설명이다.
그는 “지난달 물가 상승률이 5.2%로 올라갔는데 ‘왜 기준금리를 동결하느냐’고 할 수 있는데, 통화 정책은 미래를 봐야 한다”며 “다음 달 이후로는 많이 떨어질 것을 전제로, 이 정도 수준에서 지켜보는 것이 오히려 금리를 올리는 것보다 좋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차를 운전하는데 안개가 가득하면 세우고 기다린 다음에 갈지 말지를 봐야 하지 않느냐. (이번 동결을) 그렇게 이해해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미 연준의 통화 긴축이 예상보다 길어져 자금이 뚜렷하게 빠져나가거나, 다음 달 이후에도 한은의 기대와 달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대에서 내려오지 않으면 기준금리를 다시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
시장에서는 미 연준이 다음 달과 오는 5월 최소 두 차례 베이비 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연준 내 매파(통화 긴축 선호) 인사는 0.75%포인트 더 올려야 한다는 주장도 한다. 이날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미국과 격차는 1.25%포인트(한국 3.50%, 미국 4.50∼4.75%)로 유지됐다. 이미 22년 만에 가장 큰 차이다. 하지만 시장의 예상대로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두 차례 더 올리면 격차는 역대 최대 수준인 1.75%포인트까지 벌어진다. 그만큼 한국 경제는 외국인 자금 유출과 원화 절하(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을 받게 된다.
금통위 역시 이날 통화정책방향회의 의결문에서 “국내 경제의 성장률이 낮아지겠지만, 물가가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고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은 만큼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 기조를 이어가면서 추가 인상을 판단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