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년간 3가지 시정조치 조건에도
- 합병 시너지로 세계 경쟁력 강화
- 거제 등 동남권 경제 활력 기대
공정거래위원회가 ‘군함 시장에서의 차별 금지’ 등을 전제로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최종 승인했다. 이로써 한화는 글로벌 방위산업(방산) 업체로 재탄생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대우조선도 2001년 8월 워크아웃(채무조정) 졸업 이후 21년 8개월 만에 새 주인 품에 안기게 됐다. 양사 합병에 따라 대우조선 본사가 있는 경남 거제를 비롯한 국내 조선·방산 분야는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위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5개 한화 계열사가 대우조선 주식 49.3%를 취득하는 기업결합 안건에 대해 시정 조치를 부과하는 조건으로 승인한다고 27일 밝혔다. 공정위는 우선 안건 심의 과정에서 한화가 대우조선을 인수하면 시장 내 경쟁이 제한될 것으로 판단했다. 한화가 입찰 제안서 작성 때 대우조선 경쟁 업체에 부품 정보를 덜 주거나 견적 가격을 높게 제시해 ‘구매선 봉쇄 효과’ 등을 낳을 우려가 있다고 본 것이다.
이에 따라 총 3개의 시정 조치를 한화 측에 부과했다. 구체적으로 ▷함정 부품의 견적 가격을 부당하게 차별 제공하는 행위 금지 ▷함정 부품에 대한 기술 정보 요청을 부당하게 거절하는 행위 금지 ▷경쟁사 영업 비밀을 계열사에 제공하는 행위 금지다. 한화는 앞으로 3년간 시정 조치를 준수해야 한다. 아울러 공정위에 반기마다 이행 상황을 보고해야 한다. 공정위는 3년 뒤 시장 환경 등을 점검한 뒤 시정 조치 연장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한기정 공정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비교적 빠르게 승인한) 외국 경쟁 당국과 달리 우리(공정위)는 한화가 국내 방위산업 시장에서 유력한 지위에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유럽연합(EU) 일본 베트남 중국 싱가포르 영국 튀르키예 등 7개 해외 경쟁 당국은 공정위보다 먼저 두 기업의 결합을 승인했다.
이날 승인 결정은 한화가 지난해 12월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한 이후 4개월 만에 나온 것이다. 한화가 다음 달 중 ▷대우조선 유상증자 참여 ▷주주총회를 통한 이사 선임 절차 등을 거치면 5개월 만에 대우조선 인수가 모두 마무리된다. 새 사명은 ‘한화오션’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는 육해공을 아우르는 종합 방산업체로 발돋움할 수 있게 됐다. 거제를 비롯한 동남권 경제 활성화도 기대된다. 거제시는 즉각 환영했다. 박종우 거제시장은 “지역경제 발전에 차질이 없도록 다방면에서 행정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대우조선 정상화’는 해결해야 할 숙제다. 지난해 대우조선은 1조6136억 원(이하 연결 기준)에 달하는 영업 손실을 냈다. 2021년(-1조7547억 원)에 이어 2년 연속 적자다. 지난해 12월 제기된 ‘헐값 매각’ 논란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대우조선 구조조정에 투입된 산업은행 등의 공적자금은 지금까지 7조 원을 넘는다. 한화가 대우조선 주식 49.3%를 취득하는 데 투입하는 비용은 2조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