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권 등 관련주 시총 3주새 급감
- 투심급랭 예탁금·신용잔고 줄어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로 관련 종목과 증권사 시가총액이 3주 만에 13조 원 넘게 사라졌다. 책임론에 휩싸인 금융당국은 사태의 원인이 된 차액결제거래(CFD)에 대해 집중점검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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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소시에테제네랄)증권발 폭락 사태에 대해 검찰과 금융당국이 주가조작 세력 의혹을 받는 투자컨설팅업체 H사 라덕연 대표와 전직 프로골퍼 안모 씨 등 3명을 체포해 수사를 이어가는 가운데 10일 안 씨가 운영하는 서울 강남구의 골프 아카데미에 출입금지 통제선이 설치되어 있다. 연합뉴스 |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가스 대성홀딩스 삼천리 세방 선광 다우데이타 하림지주 다올투자증권 CJ 등 9개 종목의 시총은 지난 12일 기준 6조2870억 원으로 집계됐다. 폭락 사태가 발생하기 전인 지난달 21일 15조3665억 원보다 9조795억 원(59.1%) 감소했다. 이들 종목은 지난달 24일부터 SG증권 창구에서 쏟아진 ‘반대매매’ 물량에 하한가 행진을 지속하는 등 단기에 폭락했다. 9개 종목 폭락 사태의 불똥은 증권주에도 튀었다. 상장 증권주의 시총은 지난달 21일 23조 원대에서 지난 12일 19조2000억 원대로 3조9000억 원가량 감소했다.
이번 사태로 CFD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주가 조작 일당뿐만 아니라 금융당국의 관련 제도 완화도 논란이 되고 있다. CFD는 실제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 주식 가격 변동 위험에 투자해 차액을 얻는 장외 파생상품이다. 최대 2.5배 레버리지(차입) 투자를 할 수 있다. 시장에선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금융위원회가 2019년 개인 전문 투자자 자격 기준을 대폭 완화해 개인 투자자가 CFD로 몰려들게 길을 열어줬다는 점을 꼽는다. 또 장외 파생상품 위험도 감독 사각지대에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금융위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는 약 3400개 CFD 계좌에 대한 집중 점검에 착수한다. 이번 점검은 증권사가 보유 중인 CFD 계좌에 대해 2020년 1월부터 올해 4월 말 기간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금융당국은 이상 거래 혐의가 포착되면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SG증권발 폭락 사태로 불거진 주가 조작 의혹으로 투자 심리도 얼어붙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 예탁금이 지난 9일 기준 49조5630억 원으로 50조 원 아래로 떨어졌다. 투자자 예탁금이 50조 원을 밑돈 것은 지난달 10일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투자자 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 계좌에 맡겨두거나 주식을 판 뒤 찾지 않은 돈이다. 증시 진입을 준비하는 대기성 자금으로 주식 투자 열기를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된다.
빚을 내서 투자하는 ‘빚투’ 열기를 보여주는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감소세다. 지난달 25일 20조2408억 원에서 지난 11일 18조6574억 원으로 3주 만에 1조6000억 원 가까이 줄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린 뒤 갚지 않은 금액으로 이 잔고가 줄었다는 것은 차입 투자가 감소했다는 의미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