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량형 배터리 첫 활용한 차도선
- 연안 대기환경·승선감 개선 기대
- 바닷물로 그린수소 생산도 심혈
지구 온난화, 기후 위기, 과다한 온실가스 배출 등…. 하루가 멀다고 언론 매체 등에 등장하는 단어다. 적절한 대처가 이뤄지지 않으면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 환경에 큰 위협이 된다는 점에서 전 세계가 힘을 합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날로 커진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우리나라도 이런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40%로 올리고 국가 탄소중립 기본계획 수립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을 제정, 시행 중이다. 또 지난해 11월 이집트에서 열린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2030년까지 미국과 함께 ‘녹색해운항로’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는 부산항과 미국 서부 시애틀·타코마항 노선을 탄소중립 항로로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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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는 최근 순수 전기를 이용해 움직이는 ‘전기 추진 차도선’을 건조해 시험 운항에 나섰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제공 |
■친환경 대체 연료 개발 맡겨달라
국제해사기구(IMO)는 지난 1월부터 탄소 배출 규제를 본격화했다. 이런 흐름에 맞춰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는 기후 위기에 대응해 탄소 배출을 줄이거나 아예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친환경 해양 기술 개발에 나섰다. 연구소는 국내에 단 하나뿐인 선박해양 분야 정부 출연 연구기관이다.
최근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는 순수 전기를 이용해 움직이는 ‘전기 추진 차도선’을 건조한 뒤 시험 운항에 나섰다. 이 배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차량형 배터리를 활용한 전원공급체계로 운항된다. 탄소 배출이 없으며 소음과 진동을 크게 줄인 것이 특징이다. 연안의 대기환경 개선 효과 외에 선박 탑승객들이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진다. 이와 함께 연구소는 현재 수소와 암모니아, 전기 등 탄소가 발생하지 않는 친환경 대체 연료와 이를 접목한 선박 추진체계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지금 사용되는 화석연료인 벙커C유를 줄이지 않으면 탄소중립은 먼 나라 일이 되기 때문이다.
최근 연구소는 차세대 미래 에너지로 일컬어지는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를 적용할 수 있는 선박 연구도 시작했다. 또 개발된 기술의 실증을 위해 ‘친환경 대체 연료 해상 테스트베드’를 건조 중이다. 그간 각종 실험이 여러 장소에서 분산, 진행돼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러나 이제는 한 곳에서 대체 연료별 장비를 바꿔가며 성능 시험을 할 수 있어 일의 능률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기술의 빠른 실용화도 가능해졌다.
■연관 산업 협력 통해 상생 기틀 마련
연구소는 설립 목적에 맞춰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술이 널리 활용될 수 있게 하는 사업도 진행한다. 연구소 내 ‘친환경선박설계기술사업단’은 액화천연가스(LNG) 등 저탄소·무탄소 연료를 사용하는 중소 선박 설계 기술 개발과 친환경 공공선박의 표준 선형을 만들어 보급하고 있다. 중소 조선업의 활성화와 친환경 국산 부품, 기자재 등 연관 산업이 함께 발전되게 하자는 것이 취지다.
선박 외에 청정 해양에너지 기술 개발도 연구소의 주요 추진 과제로 설정돼 있다. 방파제 연계형 파력 발전 및 부유식 해상 풍력 기술 등이 지금까지 이뤄낸 성과들이다. 바닷물에서 수소를 만드는 ‘해양 그린수소 생산체계’ 개발 역시 연구소가 집중하는 분야다. 해양에너지에서 생산한 미활용 전력을 이용해 물을 전기 분해한 뒤 수소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이렇게 되면 탄소와 미세먼지를 배출하지 않는 지속가능한 에너지 자원 확보가 가능해진다. 현재까지 많은 나라가 이 기술 개발에 착수으나 아직 성공을 거둔 국가는 없다. 따라서 연구소가 목표를 달성하면 관련 분야를 선도할 수 있게 된다.
1973년 문을 연 연구소는 올해로 반백 년의 역사를 맞이하게 됐다. 우리나라가 해상 분야에서 탄소 중립 목표 달성 여부가 연구소에 달려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연구소 측은 “지속가능한 공공기술 개발로 국민의 안전과 행복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