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약 갱신시점인 올 하반기
- 3000만 원 가량 떨어질 듯
부산 부산진구 아파트에 전세를 놓은 직장인 A 씨는 최근 ‘역전세’ 심각성을 체감했다. 지난달 2년 만기가 도래했는데 4억 원이던 전세 시세가 3억 원 밑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세입자는 계약 갱신 조건으로 차액을 내주거나, 아니면 보증금 전체를 돌려 달라고 요구했다. 큰돈을 급히 마련하기 어려웠던 A 씨는 집을 담보로 1억2000만 원을 대출받아 세입자에게 줬다. A 씨는 “갑자기 1억 원 넘는 돈을 구할 생각에 하늘이 노랬다. 고비는 넘겼지만, 대출이자로 매달 50여만 원을 내게 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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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의 아파트 단지 전경. 국제신문DB |
2021년 7월 부산 평균 전셋값은 2억 원 수준이었으나 지금은 1억7000만 원으로 급감했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부터 부산에서도 전세 시세가 보증금보다 적은 역전세가 쏟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6일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지난 4월 부산 평균 전셋값은 1억7507만 원이다. 2년 전인 2021년 4월 1억7347만 원과 비슷하다. 문제는 하반기다. 2021년 7월은 부산 평균 전셋값이 처음으로 2억 원을 돌파한 시점이다. 현재 시세와 비교하면 3000만 원 정도 격차가 생긴다.
역전세가 발생한 건 2020년 7월 말 통과된 이른바 ‘임대차 3법’ 여파가 크다. 임대차 기간을 2년 연장할 수 있는 계약갱신청구권제와 갱신 때 보증금을 직전보다 5% 이상 인상하지 못하게 막은 전월세상한제가 곧바로 시행됐고, 이후 점차 전셋값이 올랐다.
이에 2020년 7월 당시 부산 평균 전셋값은 1억5979만 원 수준이었으나, 법 시행 1년째인 2021년 7월에는 2억 원을 돌파했다. 이후 지난해 9월까지 약 1년 2개월 동안 2억 원 선을 유지했다. 그러나 고금리에 따른 부동산 경기 침체로 지난해 10월 다시 2억 원 밑으로 내려앉더니 지속해서 하락세다.
올해 하반기 부산 역전세 물량은 최대 2만 건에 달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 자료를 보면 2021년 7월 부산 아파트 전세 거래는 3465건이다. 이후 매달 약 3000건 안팎이 거래됐다. 이를 합하면 다음 달부터 올해 말까지 2년 전세 계약이 만료되는 물량은 아파트만 2만17건이다.
솔렉스마케팅 김혜신 부산지사장은 “당시 임대차법 시행 여파뿐만 아니라 부동산 가격 상승과 신규 입주 물량의 높은 가격 책정 등으로 전셋값이 급등했다. 평균 3000만 원 차이라면 현실에서는 더 큰 목돈이 들 수 있다”며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면 세입자의 이사에 차질을 빚는 등 연쇄 파장이 일어난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