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선망 휴어기 마치고 첫 출항
- “바다, 정치 도구화 안돼” 현수막
- 10일 부산역광장서 홍보 캠페인
- 위판 전 방사능 검사·결과 공개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관련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내용의 최종 보고서를 내놓은 가운데 수산업계가 수산물 안전 홍보와 수산물 소비 증진에 집중하고 있다. 수산업계는 오염수 방류 시기가 점점 다가오면서 국민 불안 고조 등으로 수산물 유통 및 판매 저조로 벌써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등어를 어획해 공급하는 대형선망수산물협동조합 소속 어선 50여 척이 6일 아침 지난 두 달간의 휴어기를 마치고 뱃고등을 울리며 첫 출항에 나섰다. 예년과 달리 올해 이들 배에는 각각 ‘바다를 정치 도구화 하지 마라’ ‘원전 오염수 불안감 조성, 우리 수산물 위협한다’ 등의 현수막이 내걸렸다.

대형선망수협 관계자는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수산업계 관계자의 고민과 어려움이 큰 만큼 휴어기를 마치고 첫 출항을 하면서 수산물의 안전성을 알리고 수산물 소비 촉진을 위해 이번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음 달 오염수 방류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성어기를 앞두고 어업인의 시름이 깊기 때문이다. 이날 출항한 어선들이 잡은 고등어는 이르면 오는 8일 첫 위판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연안어업인중앙연합회도 오는 10일 동구 부산역광장에서 전국 연안어업인 2000여 명이 모여 우리 수산물의 안전을 홍보하고 수산물 소비를 호소하는 ‘우리 수산물 소비촉진 어민 호소대회’를 연다. 연안어업인중앙연합회는 10ｔ 미만 연안어선으로 고기잡이하는 어민의 모임이다. 중앙연합회원의 85%가 동시에 횟집을 운영하는데 오염수 방류 이슈로 매출이 급하락하는 등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들은 이날 시민에게 김 2000개를 증정하며 수산물 안전을 홍보할 예정이다. 또 해류 흐름을 표현한 그림을 통해 일본 바닷물이 한국으로 올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정치인을 배제하고 학계 어민 시민이 참여하는 국민공청회 자리를 마련할 것을 정부에 요청할 방침이다. 김대성 중앙연합회장은 “부산을 시작으로 서해와 동해지역에서도 홍보 캠페인 및 수산물 소비 촉진 행사를 이어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부산공동어시장과 5개 수협도 수산물의 안전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소비를 높일 수 있는 행사를 개최하고자 여러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특히 오염수 방류가 시작되자마자 소속 어선을 활용해 해상에서 잡은 물고기를 공동어시장으로 가져와 위판하지 않고 바로 방사능 검사를 실시하고 결과를 즉시 공개하는 행사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25일 휴어기를 마치고 첫 출항에 나선 대형기선저인망수협 소속 쌍끌이 어선들은 현재 제주와 서해 해상에서 조업 중이다. 임정훈 대형기선저인망수협 조합장은 “국제기구의 최종 보고서가 나온 만큼 이제는 국민에게 우리 수산물의 안전성을 바로 증명하고 불신을 없애고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오염수가 방류되면 바다에서 잡은 물고기를 바로 갖고와 방사능검사를 실시하고 결과를 보여준다면 가장 확실하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 하순 노동진 수협중앙회장과 전국 91곳의 수협 조합장들은 ‘우리 수산물 안전 캠페인’ 선포식을 갖고 “수산물 안전·소비 캠페인을 전국적으로 전개해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조합장들은 수산물 소비 촉진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우리 수산물의 우수한 맛과 영양을 알리는 시식행사를 중점 추진키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