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기자수첩] 지방은행의 시중은행화, 과점 깰 최선책 맞나

  • 정인덕 기자 iself@kookje.co.kr
  •  |   입력 : 2023-07-09 19:57:05
  •  |   본지 1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지난 5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적극 허용하기로 했다. 지금껏 금융위는 ‘은행권 돈 잔치’의 주요 이유로 5대 시중은행 과점 체제를 꼽았는데, 이를 깨뜨리기 위해서다. 새로운 플레이어, 즉 ‘메기’를 풀어 경쟁을 유도한다는 취지다. 현재 전환을 검토하는 지방은행은 DGB대구은행이 유일하다.

지방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는 건 무조건 반길 일일까. 지역에 기반을 둔 은행이 덩치를 키울 수 있으니 일견 좋아 보인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미 지금도 지방은행 영업 점포 제한이 많이 사라졌고, 최근 중소기업 대출 비율까지 시중은행과 똑같이 맞췄는데 굳이 더 좋아질 게 있느냐는 목소리도 있다.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전환으로 ‘지방은행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지금은 지방은행이어서 상대적으로 비싸게 돈을 가져오는데, 시중은행이 되면 조달금리가 내려간다는 의미다. 이 외에도 영업 지점을 전국으로 확장하고, 상호도 바꿀 수 있다. 대구은행은 ‘im뱅크’로 ‘개명’하는 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 관계자도 “금융권 독점 타파에 가장 현실적 방안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구은행이 아닌 대구시민과 소상공인, 대구시로서는 실보다 득이 많을 것 같지 않다. 우선 대구·경북 중소기업은 지역을 든든히 지키는 지방은행을 잃게 된다. 지방은행은 특유의 ‘기업 밀착형’ 영업으로 ‘인정이 있는’ 지원을 할 수 있었다. 칼같이 자본시장 논리에 입각한 시중은행과 달랐다. 대구시와 시민도 지역에 쓰일 돈이 전국에 빠져나가는 손실을 볼 수 있다.

지역에만 초점을 맞춘 은행을 잃는 실도 있다. 대구은행은 “본사를 대구에 두고, 전국 영업으로 창출한 이익을 지역에 재투자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지역에 집중됐던 관심도가 분산되는 건 막을 수 없다. 지역민이 얻을 수 있는 건 저렴해진 금리 정도일 텐데, 지역에 시중은행도 이미 많은 상황에서 큰 장점으로 다가오진 않을 것 같다.

지방은행은 ‘지역의 자금 유출 방지와 지역경제 발전을 도모해야 하는’ 숙명이 있다. 서울 일극화 속에 ‘경제적 균형발전’을 위해 남겨 놓은 마지막 보루라는 뜻이다. 이에 충청·대전권에서는 아직도 지방은행을 부활시키기 위한 움직임이 끊이지 않는다. 그러나 금융위의 이번 정책은 지방은행이 지역에서 수행하는 역할과 지역 정서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부족해 보인다. 대구은행의 선택 역시 지방은행의 존재 이유를 고려하지 못했다. BNK·JB 등 지방금융그룹이 시중은행으로 전환할 수 있는 선례를 남겼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우리 몸은 다양한 장기로 구성됐다. 눈은 사물을 인지하고, 귀는 소리를 듣는다. 눈썹이나 머리카락도 제 역할이 있다. 지방은행도 마찬가지다. 지방은행만이 할 수 있고, 해야 할 역할이 있다. ‘im뱅크’는 ‘대구은행’이 아닌 또 다른 시중은행일 뿐이다. 지방은행이 금융시장의 ‘메기’가 될 것인지, 지역민과 기업의 든든한 ‘친구’로 남을 것인지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인덕 경제부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아울렛·쇼핑센터 새단장 오픈…부산 큰 채용시장 열린다
  2. 2부산·동부경남 글로컬대 전략수립 막판 스퍼트
  3. 3명지신도시 국제학교 교육구 되나…‘英 명문사립’ 설립 추진
  4. 4올 신규 공무원 과원 발령…곳간 빈 기초단체, 인건비 걱정
  5. 5노인일자리·친환경 두 마리 토끼 잡고, 홀몸노인에 기부도
  6. 6부산 남구 문화재단 추진 실효성 논란…의회 “적자 불가피”
  7. 7국가가 토지 준다해서 황무지 일궜는데…그들은 쫓겨났다
  8. 8가덕신공항 공사 31일 3차 입찰 공고…지역업체 참여율 변동 촉각
  9. 9‘아침이슬’ 김민기 별세…대학로 소극장 시대의 상징 지다
  10. 10시민개방공간에 주차장 만들고 불법 영업하고…市, 98건 적발
  1. 1與 전대 투표율 48.51% 그쳐…새 대표 당 균열 봉합 숙제
  2. 2‘특수교육 진흥 조례’ 부산시의회 상임위 통과
  3. 3진흙탕 싸움에도 전대 컨벤션 효과, 국힘 지지율 42% 껑충…민주 33%
  4. 4김건희 조사에…野 “검찰 출장서비스” 與 “합당한 경호조치”
  5. 5김두관, 친명 겨냥 ‘쓰레기’발언 논란
  6. 6방송4법 처리·尹탄핵 2차 청문…개원 두 달째 여야 정쟁만
  7. 7‘읽씹’‘배신’‘연판장’ ‘폭로’ 與 전대 한 달을 달군 키워드
  8. 8부산 총선참패 등 놓고…민주시당위원장 후보 날선 신경전
  9. 9‘도이치·명품백’ 김건희 여사 12시간 검찰 조사(종합)
  10. 10옛 부산외대 부지개발 사업…시의회, 재심사 거쳐 案 통과
  1. 1아울렛·쇼핑센터 새단장 오픈…부산 큰 채용시장 열린다
  2. 2가덕신공항 공사 31일 3차 입찰 공고…지역업체 참여율 변동 촉각
  3. 3방콕 관광로드쇼 효과…태국인 1만 명 부산관광 온다
  4. 4부산지역 기후변화 리스크 경고등 “항만물류업 최대 1조9000억 손실”
  5. 5‘정비공사 차질’ 신항 용원수로, 자재 납품 놓고 업체간 갈등
  6. 6선박공급 확대로 해운운임 2주째 하락
  7. 7무역협회장 만난 부산 수출기업 “물류·환율 리스크 등 심각”
  8. 8해외여행 갈 때도 저비용항공사…상반기 국적항공사 이용객 추월(종합)
  9. 9자영업자 대출연체율 악화…10명 중 6명은 다중채무자
  10. 10AI 전담반 꾸린 해양수산개발원, 인공지능·해양 협업 가능성 탐구
  1. 1부산·동부경남 글로컬대 전략수립 막판 스퍼트
  2. 2명지신도시 국제학교 교육구 되나…‘英 명문사립’ 설립 추진
  3. 3올 신규 공무원 과원 발령…곳간 빈 기초단체, 인건비 걱정
  4. 4노인일자리·친환경 두 마리 토끼 잡고, 홀몸노인에 기부도
  5. 5부산 남구 문화재단 추진 실효성 논란…의회 “적자 불가피”
  6. 6국가가 토지 준다해서 황무지 일궜는데…그들은 쫓겨났다
  7. 7시민개방공간에 주차장 만들고 불법 영업하고…市, 98건 적발
  8. 8식사비 3만 →5만원…김영란법 고친다
  9. 9“김여사 조사 법원칙 안 지켜져” 이원석 검찰총장 대국민 사과
  10. 10[눈높이 사설] 초등생 5000명 줄어, 부산인구 비상
  1. 1“부산국제장대높이뛰기대회 위상 높이도록 노력”
  2. 2롯데 ‘안방 마님들’ 하나같이 물방망이
  3. 3기절할 만큼 연습하는 노력파…듀엣경기 올림픽 톱10 목표
  4. 4격투기 최두호 UFC서 8년만에 승리
  5. 5아~ 유해란! 16번 홀 통한의 보기
  6. 6오타니 4년 연속 MLB 30호 홈런고지
  7. 7조성환 감독 첫 지휘 아이파크, 3개월 만에 짜릿한 2연승 행진
  8. 86언더파 몰아친 유해란, 2위 도약
  9. 9올림픽 요트 5연속 출전…마르세유서 일낸다
  10. 10소수정예 ‘팀 코리아’ 떴다…선수단 본진 파리 입성
아하! 어린이 금융상식
주식투자땐 경영 참여 가능, 채권은 자금만 빌려주는 것
불황을 모르는 기업
식품업 바탕 오메가3 원료 날개 “연매출 300억 되면 상장”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