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7일 인천 남동구 소래포구종합어시장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피해를 보는 수산업계를 지원하고자 올해 3500억 원 규모 예산을 집행한다.

다만 정치권이 추진하는 세제 혜택이나 ‘현금 직접 지원’에 대해서는 방류 이후 실제 피해 여부 등을 본 뒤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1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상황을 대비해 올해 수산물 정부 비축 예산을 1750억 원으로 편성했다.

이는 지난해(750억 원)보다 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비축은 정부가 수산물을 산지 또는 시장에서 직접 구매해 냉동 창고에 보관하다가 적절한 시점에 시장에 다시 내놓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올해 비축 목표치는 역대 최대 수준인 7만6000t 규모로 설정됐다.

정부는 민간 수매 지원 예산도 1150억 원 편성했다. 수산물 가공업체 등에 수매 자금을 융자해주고 물량 방출 시점을 정부가 일부 정하는 방식으로 가격을 조절하는 방법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수산물 민간 소비를 지원하기 위한 소비 쿠폰도 640억 원 준비했다.

총 3540억 원 상당의 예산이 올해 수산업계에 지원되는 것이다.

정부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수산물 가격과 시장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며 “적절한 시점에 준비된 예산을 활용해 시장 물량을 조절하고 가격 급락으로 인한 충격을 완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피해를 본 어민과 수산업 종사자를 위한 금융 지원도 검토 중이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어가의 경비를 낮은 이자로 빌려주는 영어자금의 지원 대상이나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

‘어업인 긴급 경영안정 자금’ 활용 방안도 논의 중이다. 이 자금은 일시적인 경영 위기에 처한 어업인을 대상으로 최대 3000만 원 한도 내에서 자금을 융자 지원하는 제도다.

다만 기재부는 다른 업종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세제 혜택 확대나 직접 지원 여부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오염수 방류가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정확한 피해 규모 산정이 어려운 만큼 방류 이후 시장과 수산업계 전반의 상황을 충분히 분석한 뒤 지원 여부를 검토·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피해 어업인을 대상으로 세제 혜택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여당은 현재 3000만 원까지인 양식업자들의 소득세 비과세 기준을 5000만 원 정도로 상향하는 방안을 기재부에 건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