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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버린 고리1호기 해체…"정부 심사·승인 지연"

관련 기술 모두 확보하고도 시작조차 못해

2021년 5월 시작된 정부 심사 끝나지 않아

당초 정부 심사 완료 시기는 2022년 6월

일각에선 '해체 무산' 가능성까지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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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기장군 고리원전 전경. 오른쪽부터 순서대로 1~4호기. 한수원 제공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 1호기 해체 작업이 관련 기술을 모두 확보하고도 시작조차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2021년 5월 시작된 정부의 해체 계획 심사와 그에 따른 승인이 계속 미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원전 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빨라야 내년 6월에 심사가 끝날 것으로 예상한다. 애초 예상한 심사 소요 기간은 2년 정도였다. 이 기간 해체 작업은 사실상 올스톱 상태가 된다.

한수원은 가능성을 일축하지만,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 당시 탈원전 정책의 상징이었던 고리 1호기 해체가 최악의 경우 백지화 수순을 밟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16일 한수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최초 영구 정지 원전인 고리 1호기는 본격적인 해체 작업에 들어가지 못한 채 2년 넘게 정부 승인만 기다리는 중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정부 심사가 아직 끝나지 않아 해체 승인도 계속 미뤄지고 있다”며 “그 이유는 알 수 없다. 우리로서는 정부 승인 직후 바로 해체 프로세스를 진행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만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는 고리 1호기 해체 작업이 지난 2년간 정체 상태에 머물렀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한수원은 2020년 6월 ‘고리 1호기 최종 해체계획서’ 초안을 마련한 뒤 주민 의견을 수렴했고, 2021년 5월 원자력안전법에 따라 ‘해체 승인 신청서’를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에 제출했다.

이 시점부터 정부와 원안위가 고리 1호기 해체 계획의 적절성 등을 심사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2년 2개월이 지난 현재 정부 심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현행 원자력안전법에 따르면 원전 사업자(한수원)가 원전을 해체하려면 영구 정지 이후 5년 이내에 정부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한다.

고리 1호기가 2017년 6월 가동을 멈춘 만큼 한수원은 2022년 6월 말까지 해체 승인을 얻어야 했다.

하지만 2020년 6월 해체계획서 초안에 사용후핵연료 처리 방안이 담기지 않아 시민단체 반발이 커졌고 코로나19 여파로 의견 수렴 절차마저 지연되면서 한수원은 ‘해체 승인 신청서’ 제출을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늦은 2021년 5월에야 했다.

결론적으로 신청서 제출 자체가 지연된 데다 정부 심사마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해체 작업이 사실상 멈춘 것으로 볼 수 있다.

고리원전 1호기 터빈 모습. 한수원 제공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고리 1호기 해체 완료 시점도 불투명해졌다.

당초 정부는 고리 1호기가 영구 정지된 2017년 6월 18일 해체 완료 시점을 2032년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정부 심사 및 승인 지연 등을 고려할 때 이는 실현 불가능한 목표가 됐다.

한수원 측은 “현재로서는 ‘내년 6월 정부 승인’을 희망하고 있지만 (승인이 난다고 해도) 해체 종료 시기는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관련 절차가 지연되는 것과 달리 해체 관련 기술은 모두 마련됐다.

정부가 2015년 ‘원전해체 상용화 기술 개발 로드맵’을 발표할 당시 우리나라는 원전 해체에 필요한 상용화 기술 58개 가운데 41개만 갖춘 상태였다.

하지만 이후 기술 자립도를 높인 결과 2021년 나머지 17개 기술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일각에서는 탈원전 정책을 상징했던 고리 1호기 해체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원전 계속 가동’ 정책 등에 밀린 게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최악의 경우 해체 사업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다만 한수원은 “해체를 되돌리기에는 법적인 절차가 너무 많이 진행됐다”며 백지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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