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무배제 3개월 뒤 채권보전 뒷북
- 재산 빼돌릴 시간 줬다 비판 제기
- 도주 직원 행방 못찾아 더 힘들듯
562억 원 규모 횡령 사고가 터진 BNK경남은행(국제신문 지난 3일 자 1·3면 등 보도)이 피해액을 얼마나 회수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횡령액 회수는 당기순이익 등 경남은행 회계 문제와도 직결될 수 있다.
7일 국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경남은행은 이모(50) 전 부동산투자금융부장이 횡령한 돈을 환수하기 위한 조처를 시작했다. 경남은행은 지난달 말 이 씨 가족 명의 예금·부동산 등을 가압류했다. 가압류는 채무자가 재산을 처분하지 못하도록 묶어두는 것이다. 가압류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100억 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환수율이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 씨가 재산 은닉, 처분 등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번 것에 주목한다. 경남은행이 이 씨를 업무에서 배제한 것은 지난 4월이다. 그런데 가압류 등 채권 보전 조처를 한 것은 지난달 말로 3개월의 시차가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남은행 건은 장기간에 걸쳐 계획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숨겨 놓은 자산을 해외 등에 은닉했다면 환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역대 금융권 횡령액 환수율도 10%대에 불과하다. 국회 정무위 소속 국민의힘 강민국(경남 진주을)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2017년부터 올해 7월까지 금융사에서 횡령 사고를 저지른 임직원 수는 202명, 이들이 횡령한 금액은 1816억590만 원이다. 이 중 환수가 이뤄진 금액은 224억6720만 원으로 환수율은 12.4%였다. 특히 은행권 환수율은 7.6%로 매우 낮다. 전체 횡령액 1509억8000만 원 중 114억98만 원만 환수된 것이다. 지난해 발생한 우리은행 700억 원 횡령 사건의 환수 금액도 고작 8억2000만 원으로 환수율은 1.12%에 그쳤다.
이 씨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한 것도 경남은행이 횡령액 환수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는 이유다. 이 씨는 지난달 18일 경남은행이 횡령 정황을 인지한 이후 출근하지 않았다. 이번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은 이 씨를 출국금지 조처하고 소재를 추적 중이다. BNK 관계자는 “최대한 환수할 수 있게 모든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횡령 사고가 잇따르면서 금융당국의 관리·감독 부실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아진다. 강 의원은 “지난 1년간 금융당국이 연달아 금융권 내부 통제 제도 개선안을 발표했는데도 오히려 횡령 사고가 증가했다. 대책의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이라며 “철저한 관리·감독과 최고경영자(CEO)까지 책임을 묻는 강력한 제도 개선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 금융권 횡령 현황(2017년~올해 7월) |
업권 |
인원 |
횡령액(만원) |
회수액(회수율·만원) |
은행 |
113명 |
1509억8000 |
114억98(7.6%) |
저축은행 |
11명 |
169억2100 |
58억500(34.3%) |
보험 |
59명 |
47억4200 |
11억4100(24.1%) |
카드 |
4명 |
2억6600 |
2억6600(100%) |
증권 |
15명 |
86억9600 |
37억5600(4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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