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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의 오션월드<48> 열대성 저기압 태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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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태양으로부터 받는 열량이 지역마다 다르기에 고기압과 저기압이 발생한다. 이를테면 직사광선을 많이 받는 적도 부근은 해수면 온도가 높아져 수증기가 많이 발생한다. 가열된 수증기는 소용돌이치며 팽창하다가 차갑고 무거운 공기를 만나면 응결되어 두꺼운 구름 덩어리를 만들어 날씨가 흐려진다. 이런 저기압이 열대 지방에서 생기는 것을 열대 저기압이라 한다. 일반적으로 열대 저기압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26·27도 이상의 수온과 고온 다습한 공기가 필요하다. 또한 상승하면서 팽창하는 수증기가 소용돌이칠 수 있도록 전향력이 작용하는 위도 5도 이상의 열대 해상이어야 한다.

열대 저기압은 발생되는 장소에 따라서 북태평양 남서부의 태풍(Typhoon), 멕시코만이나 서인도제도의 허리케인(Hurricane), 인도양이나 뱅골만의 싸이클론(Cyclone), 오스트레일리아의 윌리윌리(Willy-willy) 등으로 불린다.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열대 저기압을 태풍이라 부르는 것은 발생지역이 북태평양 남서부이기 때문이다.

●태풍의 규모와 위력

그렇다면 어느 정도 규모가 되어야 태풍이라 부를까?

세계기상기구(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 WMO)는 열대 저기압 중에서 중심 부근의 최대 풍속이 33㎧ 이상인 것을 태풍, 25~32㎧인 것을 강한 열대 폭풍, 17~24㎧인 것을 열대 폭풍, 17㎧ 미만인 것을 열대 저압부로 구분하고 있다. 이렇게 4단계로 분류된 바람 중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두 번째 단계인 열대 폭풍 이상이면 태풍이라 통칭한다. 무섭게 소용돌이치는 태풍은 작은 것이라도 지름이 200㎞ 정도이고, 큰 것은 무려 1500㎞나 되며 그 영향권은 두세 배에 달한다. 또한 태풍이 싣고 다니는 물의 양은 수억t에 달한다. 태풍이 지닌 에너지가 2메가t의 수소폭탄을 1분당 한 개씩 터트리는 위력에 해당한다고 하니 이런 엄청난 에너지가 한 번에 쏟아진다면 그 지역은 초토화되겠지만 다행스럽게 대부분의 에너지는 이동하면서 소멸된다.

우리나라로 접근하고 있는 2023년 6호 태풍 카눈(KHANUN)의 위성사진 모습이다. 거대한 공기 흐름이 한반도를 삼켜 버릴 정도의 위세이다. (출처 : http://earth.nullschool.net)
●태풍의 영향

사람들은 태풍의 세력과 이동경로에 긴장한다. 진로 예측이 잘못 된 경우피해는 속출하고 기상청은 여론의 뭇매를 맞는다. 그런데 태풍이 늘 피해를 주는 것만은 아니다. 많은 수증기를 몰고 와 가뭄을 해갈 해주기도 하고, 무더위를 식혀주기도 하며, 저위도에 축적된 에너지를 고위도로 운반하여 지구 열평형에 기여하기도 하며, 강한 바람은 바다를 뒤집어 적조를 소멸시키는 역할도 한다. 이러한 순기능으로 피해는 적고 이득이 많은 태풍을 ‘효자태풍’이라 부르기도 한다. 태풍의 진로에서 오른쪽 반원은 바람 방향과 이동 방향이 같아서 풍속이 커지는 반면, 왼쪽 반원에서는 그 방향이 서로 반대가 되어 상쇄되므로 상대적으로 풍속이 약하다.

아무리 강력한 태풍이라도 일단 육지에 상륙하면 세력이 급격하게 약해진다. 세력을 유지하기 위해 수증기가 계속 보급되어야 하는데 육지에서는 수증기를 공급받지 못하는데다 지면 마찰로 에너지 손실이 커지기 때문이다. 대개의 경우 태풍은 육지에 상륙하거나 지나면서 생을 마감한다. 한편 태풍의 중심부는 날씨가 맑고 바람이 약하다. 이 부분을 ‘태풍의 눈’이라고 한다.

태풍 영향권에 들면 해수욕장에 수영금지 조치가 내려진다.
●태풍의 이름

태풍에 처음 이름을 붙인 사람은 1900년대 초 호주 기상학자 클레멘트 래기(Clement Wragge)였다. 당시 호주 기상학자들은 태풍에 싫어하는 정치인 등의 이름을 붙였다. 공식적으로 태풍에 이름이 붙이기 시작한 것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공·해군에 의해서였는데 1978년까지는 여성의 이름을 붙였다. 태풍이 조용히 지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하지만 엄청난 피해를 주는 원망스러운 태풍에 여성 이름을 붙이는 것에 여성단체가 반대하면서 1978년 이후부터는 남자와 여자 이름을 번갈아 사용하게 되었다. 당시까지 ‘미국태풍합동경보센터’에서 정한 이름을 붙여왔지만 2000년부터는 서양식 이름 대신 아시아(14개국 - 한국, 북한, 타이, 미국, 캄보디아, 중국, 홍콩, 일본, 라오스, 마카오, 말레이시아, 미크로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각국이 제출한 고유 이름으로 변경해 사용하고 있다.

국가별로 10개씩 제출한 총 140개를 5개씩 28조로 편성해 차례대로 쓰다가 다 쓰고 나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식이다. 당시 우리나라에서 제출한 이름은 개미, 나리, 장미, 수달, 노루, 제비, 너구리, 고니, 메기, 나비 등이었고, 북한에서 제출한 이름은 기러기, 도라지, 갈매기, 매미, 메아리, 소나무, 버들, 봉선화, 민들레, 날개 등이었다. 주로 작고 순한 동물이나 식물 이름을 붙인 것은 큰 피해를 입히지 않고 조용히 지나가길 바라는 마음에서이다. 그래서인지 큰 피해를 끼친 경우는 해당하는 이름을 퇴출시키고, 다른 이름으로 교체한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나라에서 제출한 수달(2004년), 나비(2005년) 그리고 북한의 봉선화(2002년), 매미(2003년) 등이 퇴출되었다. 현재 우리나라가 제출해 사용하고 있는 태풍 이름은 개미, 나리, 장미, 미리내, 노루, 제비, 너구리, 고니, 메기, 독수리이고 북한이 제출해 사용 중인 이름은 기러기, 도라지, 갈매기, 수리개, 메아리, 종다리, 버들, 노을, 민들레, 날개 등 10개 씩이다. 2023년 태풍이름은 마카오에서 제출한 상우(SANVU)를 시작으로 2호태풍 마와르(MAWAR / 말레이시아), 3호 태풍 구촐(GUCHOL / 미크로네시아), 4호 태풍 탈림(TALIM / 필리핀), 5호 태풍 독수리(DOKSURI / 한국), 6호 태풍 카눈(KHANUN / 태국) 등의 순으로 이름이 부여되고 있다.

2003년 태풍 ‘매미’가 휩쓸고 간 부산 신감만항터미널의 참혹한 모습이다. 대형 크레인들이 마치 폭격을 맞은 듯 널브러져 있다. 태풍 ‘매미’는 1904년 우리나라에서 기상관측을 실시한 이래 중심 최저기압이 가장 낮은 950헥토파스칼(hPa)을 기록했다. 헥토파스칼은 기상학에서 사용하는 기압의 단위로 1핵토파스칼은 1제곱미터의 넓이에 1N의 힘이 작용할 때의 압력인 1Pa의 100배이다.
2002년 8월 태풍 ‘루사’로 김해 화훼 농가의 비닐하우스가 무너져 내리자 한 농민이 망연자실하고 있다. 순간 풍속 초속 39.7m, 중심 최저기압이 970헥토파스칼이었던 ‘루사’는 기상관측 이래 가장 많은 일 강우량(강릉 870.5밀리미터)를 쏟아 부었다. ‘루사’는 말레이시아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말레이시아에 서식하는 사슴과 동물 이름이다.
역대 태풍 피해규모
●2023년 6호 태풍 카눈(KHANUN)

2023년 6호 태풍 카눈(KHANUN)이 우리나라를 향해 북상하고 있어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카눈은 10일 오전 강한 세력권을 유지한 채 남해안으로 상륙해 내륙을 관통하며 북상할 것으로 예측돼, 부산을 비롯 경남지역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등 우리나라 전체에 큰 피해가 우려된다. 중심기압 970헥토파스칼(hPa)에 최대풍속 35m의 강풍을 동반한 강한 강도를 유지하고 있는 카눈은 6일 현재 일본 오키나와 동북동쪽 약 330km 부근 해상에서 동남동쪽으로 이동 중이다.

시속 10km 내외의 느린 속도로 동쪽으로 이동하다, 7일 오후부터는 북쪽으로 방향을 틀어 북상을 시작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8일부터 9일 오전 사이 일본 가고시마 서쪽 해상을 통과한 후, 9일 밤 제주도를 시작으로 우리나라가 직접 영향권에 들 전망이다.

최대 순간풍속 예상치는 경상해안 40㎧ 안팎, 강원영동·경상내륙·제주 25~35㎧, 경기남동내륙·강원영서·충남동부·충북·전라동부 20~30㎧, 수도권·충남서부·전라서부 15~25㎧이다.

9, 10일 강수량은 강원영동 200~400㎜(많은 곳 500㎜ 이상), 영남 100~200㎜(경상동해안과 경상서부내륙 많은 곳 300㎜ 이상), 나머지 지역 50~100㎜(제주산지 많은 곳 200㎜ 이상, 경기남부·강원영서·충청내륙·전라동부·제주중산간 많은 곳 150㎜ 이상)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9일 밤 9시에는 서귀포 동쪽 약 210km 부근 해상에 위치하고, 10일 오전 경남 남해안에 상륙한 후 내륙을 관통하며 북상을 계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10일 오전 9시에는 부산 남서쪽 약 90km 부근 해상, 밤 9시에는 강릉 서쪽 약 100km 부근 육상, 11일 오전 9시에는 함흥 남서쪽 약 40km 부근 육상까지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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