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가덕 신공항의 조기 개항을 위해 지역사회가 요구해 온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 설립을 공식적으로 약속했다. 또 4차선 도로 및 지하 복선 철도를 개설해 공항으로의 접근을 쉽게 하는 한편 국제 현상공모를 통한 여객터미널 건립, UAM(도심항공교통) 이착륙장 조성 등도 추진한다.

24일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가덕 신공항 건설사업의 기본계획(안)’이 잠정 확정됨에 따라 관계기관과 협의를 본격 추진한 뒤 올해 말 확정·고시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국토부는 지난 3월 발표한 ‘2029년 12월 개항 추진 로드맵’에 따라 기본계획 및 전략환경영향평가 용역을 진행 중이다. 최종 보고서는 이달 말 나오지만 세부 조율을 거쳐 9월께 공식 발표한다.

기본계획에는 매립식 공법 채택, 육상과 해상에 걸쳐 공항 배치, 활주로 1본(3500ｍ×45ｍ) 건설, 부지 조성 때 단일공구 통합발주 방식(턴키) 적용 등이 포함됐다. 이는 지난 3월의 중간 보고회 내용과 동일하다.

도로:가덕도신공항-가덕대교-국지도8호선-고속도로(부산신항-김해) 철도:가덕도신공항 철도-부산신항 배후철도-부전-마산선·경부선

가덕 신공항 조감도. 국토교통부 제공

그러나 국토부는 이번에 내놓은 기본계획에는 관계부처와 논의를 거쳐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 신설을 추진한다는 내용을 새로 추가했다. 2030 세계 박람회를 부산에 유치하기 위해서는 가덕 신공항의 조기 개항이 필요한 만큼 건설 업무를 담당하게 될 별도의 사업 조직이 꼭 만들어져야 한다는 여론을 수렴한 결과다.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법안’은 지난 1월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부산진구을)이 대표 발의했으며 국회 상임위가 이를 심사하고 있다.

법안에는 공단 발족에 수반되는 실무 절차,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간 상호 협력 책무, 운영에 필요한 자금은 정부의 출연금·공항건설채권 발행으로 조성한 자금 및 차입금으로 조달 등이 담겼다. 또 부산에 사무소 설치, 부산시장이 공단의 비상임이사 추천 등도 법안의 주요 내용이다.

이와 함께 국토부는 여객·화물터미널 건립, 공항 접근도로 및 철도 개설, 물류·상업 시설 부지 조성 등도 신속하게 추진하기로 했다. 가덕대교·국지도 8호선·부산신항~김해고속도로로 이어지는 공항 접근 도로는 9.304㎞ 길이의 4차로, 철도(부전~마산선 및 경부선)는 16.53㎞의 복선으로 지하에 개설된다. 공항 주차장 면적은 27만6873㎡로, 차량 1만718대를 수용할 수 있다. 여객터미널은 국제 현상공모 후 설계와 시공을 병행해 진행한다. 전체 사업비는 국가재정법에 따라 관계기관 협의 뒤 확정될 예정이다.

아울러 국토부는 대형 컨테이너 선박 통행을 보장해 달라는 해양수산부의 요구를 수용해 활주로를 운항 노선에서 100ｍ가량 떨어진 곳에 건립하도록 했다. 또 첨단 항공산업 시대의 도래에 발맞춰 UAM 이착륙장도 만든다. 이 밖에 국토부는 가덕 신공항을 물류(공항+항만+철도+도로)와 여객(항공기+자동차+열차+여객선)이 결합한 ‘복합-쿼트로 포트’로 건설한다. 공항 경제권 활성화를 위해서는 공항을 부산신항과 연계한 ‘Sea & Air 중심 항공복합물류 중심지’로 만들기로 했다.

‘건축 및 빌딩 정보 모델’(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과 ‘디지털 트윈’(현실 세계의 기계나 장비, 사물 등을 컴퓨터 속 가상 세계에 구현) 등 첨단기술을 적용해 안전한 스마트 공항을 만든다는 것도 국토부의 구상 가운데 하나다. 가덕도의 해양 생태와 자연환경이 어우러지는 ‘저탄소·친환경 공항 건설’ 역시 국토부가 제시한 향후 목표에 포함됐다.

국토부는 가덕 신공항 항공 수요를 개항 직후인 2030년 기준으로 국제선 여객 1230만 명, 화물 26만t가량으로 예상됐다. 2065년 기준으로는 국제선 여객 2326만 명, 화물 33만5000t이다.

정용식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오는 11월 발표되는 2030 세계 박람회 개최지 선정 여부와 관계없이 가덕 신공항을 2029년 12월까지 개항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부산시는 국토부의 방침에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박형준 시장은 “국토부가 남부권 관문 공항의 위상에 걸맞은 공항 시설 규모를 이번 기본계획에 반영했다”며 “전문가와 논의를 거쳐 개선방안 등을 마련한 뒤 최종 기본계획에 포함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가덕신공항은 세계적인 수준의 공항 시설을 갖추고, 여객과 화물을 가득 실은 대형항공기가 미주와 유럽을 24시간 자유롭게 오가는 명실상부한 관문 공항으로 건설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