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승진 비리 등 관련 부산항운노조원을 무더기로 기소(국제신문 지난 19일 자 1면 보도)한 것과 관련 비판과 자정 운동 요구가 이어지는 가운데 부산항운노조가 신규 및 정규직 전환 채용에서 모두 손을 떼는 등 비리 방지 대책을 마련했다.
20일 부산항운노조 등에 따르면 우선 신규 채용 권한을 내려놓는다. 수년 전부터 크고작은 채용비리가 끊이지 않자 부산항운노조는 채용독점권을 내려놓고 2019년부터 공동공개채용제를 도입했다. 공동공개채용제는 부산해양수산청을 비롯해 부산항만공사 항만물류협회 항만산업협회 부산항운노조 등 5개 단체가 공동으로 참여해 항만인력공개채용 심사를 통해 신규 인력을 선발하는 것이다. 항운노조는 여기서도 빠지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최근 승진 비리 관련 문제가 됐던 지부장의 권한을 축소하고 자격을 강화하기로 했다. 현재 지부장은 임시조합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때 추천권도 갖고 있는데 폐지를 추진한다. 지금까지는 지부장을 노조위원장이 지명해왔으나 차기 대의원부터는 지부장 자격을 대의원으로만 한정한다. 항운노조는 3년마다 조합원들이 직접 투표를 통해 대의원을 선출한다.
이와 함께 조장 반장 등으로 승진할 때 일정 경력 또는 평점을 기준으로 엄격화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현재는 지부장이 승진자를 추천할 때 기준이 있기는 하나 형식에 불과해 간부급에게 많은 뒷돈이 쏠렸다.
인사 관련 금품 공여자 및 수수자 모두에게 동등한 징계처벌이 가능하도록 규약도 변경할 방침이다. 지금까지는 금품 수수자만 처벌해 승진 등을 위해 금품을 제공한 사람은 그대로 남아있다가 이후 비리를 저지르는 사례도 없지 않았다. 이 외에도 비리감시를 위한 별도기구 설치 및 운영, 노조 간부 대상 사회적 도덕성 및 윤리의식 교육 정기 실시 등도 시행할 계획이다.
지부장 자격 강화와 금품 공여자 및 수수자 동등 처벌 건은 규약·규정을 변경해야 해 운영위원회, 대의원회의 결의 등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방안은 바로 시행이 가능하다고 항운노조는 설명했다.
부산항운노조 관계자는 “지난 7월 검찰이 압수수색을 하는 등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후 노조 내부에서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아 대책을 논의해 왔다”며 “모든 채용권한을 내려놓고 엄벌 규정 신설 등을 통해 ‘비리 조직’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