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여 동안 다주택자 1000명이 주택 4만4260채를 산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사기 피해를 막으려면 무차별적인 ‘다주택 투기’를 규제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민홍철 의원(더불어민주당·경남 김해시갑)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올해 6월까지 5년 6개월 동안 주택 구매 건수가 가장 많은 상위 1000명이 사들인 주택은 4만4260채로 집계됐다. 한 사람이 평균 44채를 구매한 셈이다. 매수 금액은 5조8808억 원에 이르렀다.

이 가운데 100채 이상 구매한 다주택자는 46명으로, 구매 주택은 9859채(1조4645억 원)였다. 다주택자의 연령별로는 40~50대가 578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들은 3조6856억 원을 들여 주택 2만7371채를 샀다. 60~70대 250명은 9196채(1조1257억 원)를 구매했다. 80대는 11명(492채·356억 원), 20~30대는 161명(7201채·1조337억 원)이었다.

부산지역 주택가. 사진은 특정 기사와 관련 없음. 국제신문DB

매수 금액이 1000억 원을 넘은 구매자는 모두 3명이었다. 한 50대 다주택자는 1156억 원을 투입해 792채를 샀다. 30대 다주택자는 수도권 일대 주택 306채(588억 원)를 사들였다. 주택을 70채 이상 매수한 20대도 4명이나 됐다.

국토부 자료에는 주택 매수 건수 상위 1000명이 기존에 사들인 주택 수는 포함되지 않았다. 따라서 이들이 가진 주택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다주택 구입이 법적으로 문제가 될 것은 없지만 전세사기 용도로 악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언급한다. 정상적인 주거용으로 주택을 사지 않았다면 투기 목적으로 쓰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가 자금 출처 등을 면밀하게 추적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민 의원은 “최근 대규모 전세사기가 반복되면서 주택시장이 불안해지고 있다”며 “무차별 다주택 투기 규제를 통해 사회가 공감할 수 있는 주거 안정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