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정밀광학 부문은 54.3% 급락
- 백화점 등 대형소매점 판매 줄어
- 전국 3개 지표 좋아진 것과 대조

지난 9월 부산지역 생산·소비·투자가 1년 전보다 모두 줄어들며 두 달 만에 다시 ‘트리플 감소세’를 기록했다. 특히 생산과 투자가 각각 7개월, 8개월 연속 감소하면서 산업 부진이 고착 국면에 진입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반면 전국은 반도체 개선 등에 힘입어 이들 3개 지표가 모두 증가했다.

31일 통계청과 동남지방통계청이 각각 발표한 ‘2023년 9월 산업 활동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 9월 부산 광공업 생산 지수는 95.0(이하 2020년=100)으로 1년 전 같은 달보다 12.8% 줄었다. 지난 3월(-4.7%) 이후 7개월 연속 감소세(전년 같은 달 대비)다. 전달과 비교해도 1.9% 줄었다. 동남지방통계청은 지역 주력 산업이 장기 부진을 겪는 상황에서 ▷의료정밀광학(-54.3%) ▷전자부품·컴퓨터·영상음향통신(-41.0%) 등의 생산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광공업 출하도 7.8%, 제조업 재고는 0.2% 감소했다.

소비 지표인 부산 대형소매점(백화점＋대형마트) 판매액 지수는 117.1로 1년 전인 지난해 9월보다 0.4% 줄었다. 지난 8월에는 전년보다 2.0% 늘었으나 한 달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백화점은 4.1% 줄었고 대형마트는 6.7% 증가했다.

투자 흐름을 파악하는 건설 수주액도 지난해 9월보다 45.9% 줄어든 1조5873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월(-3.5%) 이후 8개월 연속 감소세다. 동남지방통계청 정규승 경제조사과장은 “재건축과 발전·송전 부문에서 수주가 급감해 전체 건설 수주액이 줄었다”고 분석했다.

부산지역 산업 활동 3개 지표가 모두 줄어든 것은 지난 7월 이후 2개월 만이다. 광공업 생산과 건설 수주가 수개월째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 중인 상황에서, 대형소매점 판매액마저 줄어들면서 ‘트리플 감소세’를 나타냈다.

이와 달리 전국은 3개 지표가 모두 개선됐다. 지난 9월 전 산업 생산 지수는 113.1로 1.1% 증가했다. 광공업 생산은 1.8% 늘었다. 특히 반도체 경기 회복세가 뚜렷하다. 지난 9월 반도체 생산은 전달보다 12.9%,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해 23.7% 증가했다. 소매 판매는 0.2%, 설비투자는 8.7% 늘었다. 전국 생산·소비·투자가 모두 증가한 것은 지난 5월 이후 처음이다.

울산은 광공업 생산(1.9%)과 소비(4.0%)가 늘었으나 건설 수주액(-78.4%)은 감소했다. 경남은 광공업 생산이 0.6% 증가한 것과 달리 나머지 두 지표는 각각 2.6%와 38.4%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