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과 바다·골목·맛집 강점 활용
- 부산 만의 콘텐츠 육성할 차례
- 관광상품 고급화로 질적 성장을
- 엑스포 홍보로 쌓은 인지도 유지
- 가덕신공항 완공하면 더 큰 기회
- 미래지향적 접근 땐 재방문율↑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면서도 부산만의 지역색을 살린 콘텐츠가 필요합니다.”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 아시아·태평양지역 해리 황(사진) 국장은 부산이 글로벌 거점 관광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지역적 특성을 지키면서 관광상품을 표준화·고급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관광객 수 증감에 집중하기보다는 질적인 성장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지금까지 쌓아 올린 부산 관광의 글로벌 인지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관광산업에서의 과도한 이윤 추구를 지양하고, 미래 지향적으로 접근해야 관광객의 부산 재방문율을 높일 수 있다는 말이다.
UNWTO는 관광산업 진흥을 위한 국제기구로, 1925년 설립된 ‘국제관광연맹(IUOTO)’이 1975년 유엔 산하 기관으로 개편됐다. 현재 160개국이 정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본부는 스페인 마드리드에 있다. 국제신문은 부산 관광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스페인에 있는 황 국장과의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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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덕신공항이 건설될 예정인 부산 강서구 가덕도 대항항 전경. 국제신문DB |
■“다양성 기반 지역색 살려야”황 국장은 이미 부산이 글로벌 거점 관광도시가 가질 만한 특징을 대부분 갖췄다고 평가했다. 바다와 도시가 어우러지는 아름다움은 물론이고, 관광 분야의 인적 자원도 풍부하다는 것이다. 특히 해양레포츠 영화·영상 컨벤션 분야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지녔다고 밝혔다. 이제 이를 잘 다듬고 가꿔서 ‘부산만의 콘텐츠’로 육성할 차례라고 조언했다.
그는 ‘부산(釜山)’이라는 단어를 통해 부산 관광이 집중해야 할 부분을 설명했다. 황 국장은 “부산의 ‘부(釜)’는 가마솥을 뜻한다”며 “가마솥이 전혀 다른 재료를 함께 끓여 새로운 맛을 내듯, 부산은 다양한 문화를 개방적으로 받아들여 새로운 콘텐츠를 매력적으로 창출하는 도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통과 현대의 공존 ▷산과 바다 등 자연관광적 요소 ▷골목·축제·맛집·영화 등 문화관광적 요소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다양성을 부산의 차별화한 강점으로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사회적 재난이 글로벌 관광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실감하게 되면서 UNWTO는 ‘지속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속가능한 관광을 위해 관광객, 관련 산업, 환경, 지역사회의 요구를 통합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관광 여건 조성에 집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관광 트렌드 측면에서는 평범하고 소박한 것이 가장 행복하다고 여기는 ‘노멀 크러쉬(Normal Crush)’나 ‘미니멀 라이프(Minimal Life)’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위생적이고 안전한 관광에 대한 요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황 국장은 “부산 역시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관광객 수치보다는 질적인 성장에 집중해야 한다”며 “지속가능한 관광을 위해서는 지역의 정체성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를 위해 “부산의 지역적 특성을 유지하면서 관광상품을 표준화·고급화하는 노력과 함께 지자체 차원의 전략적 홍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다양한 언어와 SNS 채널을 활용해 외국인 관광객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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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려수도 비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통영케이블카의 모습. 통영시 제공 |
■인지도 유지, 인프라 확충황 국장은 그동안 쌓아 올린 글로벌 인지도를 유지하면서 관광 인프라까지 확충하면 부산 관광이 몇 단계 더 나아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2029년 말 가덕신공항이 완공되면 부산의 글로벌 접근성도 높아진다. 그는 “범국가적인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유치 활동의 영향으로 이미 부산은 엑스포 개최에 버금가는 인지도와 인프라를 확보했다”며 “가덕신공항 완공과 함께 글로벌 홍보를 이어가면 부산 관광이 도약할 많은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부산이 발전된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스마트 도시관광과 생태관광이 결합한 콘텐츠를 구축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빅데이터에 기반한 소규모·개별 체험 중심으로 전환하는 목적 관광 트렌드를 이끌 수 있다는 묘안이다. 지난해 6월 UNWTO은 G20 관광 워킹그룹과 지속가능한 관광을 위한 로드맵의 우선순위로 ▷녹색관광 ▷디지털화 ▷기술을 꼽았다. 황 국장은 “미래의 경제적·사회적·환경적 영향을 충분히 고려한 관광의 지속가능성이 매우 중요해졌다”며 “부산이 관광지로 신뢰할 만한 곳이라는 인식을 관광객에게 심어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일회성 방문에서 벗어나 관광객의 재방문을 이끌기 위해서는 약속에 대한 이행, 과도한 이윤 추구보다는 미래 지향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