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부산 지역 존치’(국제신문 지난달 31일 자 1면 보도 등)를 위해 부산 상공인이 뜻을 모으고 본격 행보에 나선다. 지역 건설사 ㈜동일이 최대 주주 참여 요청을 수용한 가운데 부산시와 지역 기업이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에어부산 지분 41.89%를 전량 인수한다는 계획이다.

에어부산 에어버스A321-200. 국제신문DB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을 역임했던 세운철강 신정택 회장은 13일 기자들과 만나 “지역 항공사가 없는 신공항은 있을 수 없다는 데 공감해 부산 기업이 나서자고 합의했다”며 “동일을 중심으로 부산 기업이 지분 인수에 참여하고, 시민공모주 발행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최근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부문 매각이 결정돼 에어부산 분리 매각 가능성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 진행 중이라 예상치 못한 문제가 나올 수도 있지만 산업은행과 적극적으로 논의해 풀어갈 것”이라며 인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지역 상공계는 아시아나항공 보유 지분 전량 인수에 2000억 원가량이 들 것으로 추산한다. 주주 부담률은 구체적 논의를 거쳐 결정할 예정이지만 지역 건설사인 동일이 1대 주주가 되겠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상태다.

부산시 역시 지역 존치에 적극 협력한다는 입장이다. 시 이현우 신공항추진본부장은 “항공사 유치가 공항의 출발점”이라며 “상공계가 의지를 표명한 만큼 시는 산업은행과의 실무적인 협의 과정에서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넘어야 할 산은 적지 않다. 무엇보다 아시아나항공의 채권단인 산업은행의 승인 여부가 최대 관건이다. 신 회장은 “산업은행이 쉽게 수용하지는 않겠지만 에어부산이 출범한 배경과 함께 가덕신공항에는 지역항공사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신 회장은 “인수 자금 마련은 지역 기업이 힘을 합치면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본다. 향후 운영자금은 논의를 거쳐야 하겠지만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이후 항공 수요가 꾸준해 유동성 문제는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지역 상공계는 이달 내로 부산상의를 중심으로 존치를 위한 TF를 본격 출범시키고 후속 조치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한편 에어부산은 모기업 합병에 발목이 잡혀 장거리 노선 확대 등이 막힌 상태로, 신규 기재 도입도 어려워 경쟁력 약화 우려가 나왔다. 에어부산 지분은 아시아나항공이 최대 주주로 41.89%를 보유했다. 시와 지역 기업 7곳의 지분율은 모두 16.15%로, 동일(3.31%) 서원홀딩스(3.15%) 부산시(2.91%) 아이에스동서(2.70%) 부산은행(2.53%) 세운철강(0.98%) 부산롯데호텔(0.50%) 윈스틸(0.07%)이 보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