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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토막 홍콩H지수…당국, 은행 ELS 불완전판매 정조준

내년 6조 원 만기 대규모 손실 우려…금감원 “기초 사실 관계 파악 중”

  •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
  •  |   입력 : 2023-11-29 19:24:33
  •  |   본지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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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H농협, 상품 판매 첫 전면 중단
- 금융위,라임사태 등 관련 7곳 징계

홍콩H지수 주가연계지수(ELS)의 대규모 손실 가능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손실 위기에 놓인 내년 상반기 만기 도래액은 약 6조 원으로 추정된다. 금융당국이 불완전판매 조사에 나선 가운데 NH농협이 은행권에선 처음으로 ELS 상품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

29일 네이버 카페 ‘홍콩 H 지수 관련 - ELS 가입자(피해자) 모임’에는 내년 상반기 홍콩H지수 ELS 만기 도래를 앞두고 손실을 염려하는 투자자의 글이 속속 올라왔다. 상당수는 ELS 상품 구조와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은행으로부터 투자를 권유받았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정말 하루하루가 지옥 같다. 정기예금 가입하러 갔다가 VIP룸 팀장 말만 믿고 ELS 가입한 나, 정말 한심하다. 자금줄이 막혀 너무 막막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B 씨도 “상품 추천한 팀장이 다른 곳으로 갔더라. 내년 중국증시가 좋아지길 바라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답답하다”며 무력감을 드러냈다.

홍콩에 상장된 중국기업 주가로 구성된 홍콩H지수는 중국경제 둔화와 미중 분쟁 등으로 3년여 전 1만2000대에서 6000대로 반토막이 났다. 문제는 홍콩H지수에 연계된 ELS 상당수가 손실을 볼 수 있는 녹인(Knock-in·원금 손실) 구간에 진입했다는 점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원금 손실 가능 구간에 진입한 ELS는 7조 원인데, 이 가운데 6조 원은 내년 상반기 만기가 도래한다. 내년까지 지수가 7000~8000선으로 반등하지 않으면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부산은행의 경우 내년 상반기 만기가 도래하는 ELS는 18억8000만 원인데, 현재 기준 예상 손실액은 40~45%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부산은행은 홍콩H지수의 하락세가 지속되자 지난해 1월 관련 ELF 상품 출시를 중단했다가 최근 낙폭 과대로 판단하고 지난 7월부터 부정기적으로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단 만 80세 이상 초고령 투자자는 가입이 불가능하도록 조치했다.

손실 가능성이 커지면서 NH농협은행은 지난달부터 ELS 상품 판매를 전면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은행권에서 ELS 판매를 중단한 건 처음으로, 원금 손실 확률이 조금이라도 있는 상품은 판매리스트에서 제외시킨 것이다.

홍콩H지수 ELS 투자자들은 은행 등 판매사들이 ELS를 원금이 보장되는 안전한 상품인 것처럼 안내했다며 불완전판매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금감원은 ‘제2의 사모펀드 사태’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불완전판매 여부를 전수 점검 중이다. 특히 고령자 피해가 많은 것으로 파악돼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지난해부터 금감원 분쟁조정3국 은행팀에 접수된 민원은 총 35건으로, 이 중 12건이 만 65세 이상 고령자가 접수한 민원이었다. 이날 이복현 금감원장은 자산운용사 CEO(최고경영자)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일부 은행들이) 고객이 묻기도 전에 (ELS를) 판매해 놓고 무지성으로 자필 서명, 녹취 등을 운운하며 피해 예방 조치를 충분히 했다고 하는 것은 자기 면피가 아닌가 싶다. 은행들이 고위험 투자 상품을 고령자들에게까지 무리하게 판매했다”고 지적하며 “연내 기초 사실관계를 파악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금융위는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사태와 관련해 판매사 최고경영자(CEO)에게 중징계를 내렸다. 금융위는 이날 열린 정례회의에서 신한투자증권 KB증권 대신증권 NH투자증권 중소기업은행 신한은행 신한금융지주 등 7개사에 대해 지배구조법상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 위반을 이유로 최고 직무정지 3개월의 임직원 제재와 5000만 원의 과태료 부과 등을 최종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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