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 만의 역대급 엔저(円低) 현상이 지속되면서 시중은행의 엔화 환전 거래 규모도 커지고 있다. 일상회복조치 이후 여행객 수요가 급증한 데다 하반기로 갈수록 엔화를 보유하려는 ‘엔테크족’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시중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BNK부산은행에 따르면 지난 1~10월 부산은행 전체 환전 거래 가운데 엔화가 차지하는 비율이 43.1%로 집계됐다. 앞서 2021년 23.5%, 2022년 24%를 차지했던 점을 고려하면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으로 범위를 넓히면 이달 들어 지난 16일까지 전체 환전액 대비 엔화 비중이 43%로, 지난해 동기 대비 20%포인트 확대되는 등 엔화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이러한 증가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두드러졌는데, 외화예금 예치액 추이를 보면 엔화 거래 용도가 변화하고 있음을 추측할 수 있다. 부산은행 엔화 예치액은 올해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100억 엔 안팎에 머물다가 지난 10월 170억 엔까지 치솟았다.

부산은행 외환 담당자는 “이전에는 일상회복 조치 이후 늘어난 일본 여행 수요의 영향을 받았다면, 하반기부턴 엔저 현상이 지속되면서 환차익을 기대하는 수요가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원·엔 환율은 이날 현재 100엔당 880.04원으로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