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업↓ 실업↑… 물가도 불안
- 가계·기업빚 우려 금리 또 동결
한국은행이 내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2.1%로 하향 조정했다.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4%에서 2.6%로 0.2%포인트 높였다. 지난달 산업 활동 3대 지표인 생산 소비 투자가 모두 감소하는 등 우리 경제의 반등 폭이 애초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물가 둔화 속도도 예상보다 느려질 수 있다는 분석을 반영했다.
■내년 경제 ‘흐림’
한은은 30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2.1%를 제시했다. 지난 8월 전망보다 0.1%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한은 전망치 2.1%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아시아개발은행(ADB),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제시한 2.2%보다 낮고 한국금융연구원(2.1%)과 같다. 이번 전망치 조정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전날 내년 전망치를 2.1%에서 2.3%로 0.2%포인트 높인 것과는 반대다.
한은의 경제전망을 부문별로 살펴보면 민간소비 증가율은 올해와 내년 모두 1.9%로 예상됐다. 지난 8월 전망보다 각각 0.1%포인트와 0.3%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올해 설비투자 증가율 전망치는 기존 -3.0%에서 -0.4%로, 건설투자 증가율 전망치는 0.7%에서 2.7%로 각각 높여 잡았다. 반면 내년 설비투자는 4.0%에서 3.7%로, 건설투자는 -0.1%에서 -0.7%로 각각 낮췄다. 한은은 취업자 수 증가 규모가 올해 34만 명에서 내년 24만 명으로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업률은 올해 2.7%에서 내년 2.9%로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올해 300억 달러에서 내년 490억 달러로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3.5%에서 3.6%로, 내년 전망치는 2.4%에서 2.6%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한은은 이날 2025년 경제성장률은 2.3%,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1%를 예측했다.
■어려움 속 개선 기대감
애초 정부와 금융당국은 ‘상저하고’ 경제 상황을 예측했지만 하반기에도 사정은 어렵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10월 우리나라 전 산업 생산지수’는 111.1(2020년=100)로 지난 9월보다 1.6% 줄었다. 2020년 4월(-1.8%) 이후 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감소율이다. 소매 판매(-0.8%)와 설비투자(-3.3%)도 감소세를 나타냈다. 생산·소비·투자 지표가 일제히 줄어든 것은 지난 7월 이후 3개월 만이다.
부산지역 지표도 악화됐다. 지난 10월 광공업 생산은 전월 대비 4.1% 줄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6.1% 급감했다. 부산 경제의 큰 축인 자동차 출하 역시 같은 기간 41.6% 급감했다. 소비 지표인 대형 소매점 판매액은 3.0% 줄었다.
산업 생산지수 감소에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3 포인트 오른 99.7로 두 달 연속 상승했다. 경기개선 기대감은 살아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은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4%로 유지했다. 내수 부진에도 4분기 들어 반도체 업황이 점차 회복돼 우리 경제가 ‘상저하고’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한은은 이날 기준금리를 다시 연 3.50%로 묶었다. 경기 둔화에도 가계·기업 부채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위험으로 금리를 내릴 수도 올릴 수도 없는 상황이 반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