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분한 검토 없이 졸속 심의
- 심각한 정체 더 악화될 듯
- 주변 경관훼손 등 논란도
35년간 부산을 대표하는 가구백화점으로 사랑받아온 부산교대 앞 한양프라자 자리에 결국 초고층 주상복합시설이 들어서게 돼 논란이 된다. 이번 사업은 ‘미니 공공기여협상제’로 불리는 ‘역세권 복합개발’로 추진됐는데, 행정절차가 공공기여협상제와 비교해 지나치게 간소한데다 주변 환경과의 조화 등을 고려하지 않는 등 졸속으로 심의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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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연제구 한양프라자. |
4일 국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시는 지난달 22일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를 열고 ‘교대역2 준주거복합 지구단위계획안’을 조건부 의결했다. 계획안을 보면 사업시행자인 코리아에셋매니지먼트는 연제구 거제동 129-5 한양프라자 자리에 건축물 높이 최대 158m, 용적률 672% 이하의 주상복합 건물을 건립한다. 준주거지역의 최대 용적률은 480% 수준인데, 코리아에셋은 ‘역세권 복합개발’ 방식을 통해 192%의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았다. 그 결과 최대 47층 2개 동, 390세대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를 지을 수 있게 됐다.
역세권 개발사업은 공공기여협상제보다 행정절차가 간소하다. 역세권 복합개발이라는 명분으로 주요 상업시설 부지에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를 들어서게 했다는 것이다. 부산 1호 공공기여협상 대상지인 해운대구 재송동 옛 한진CY 용지를 비롯, 남구 우암동 옛 부산외대 등 공공기여협상은 3년 이상의 협상을 통해 지역사회와 충분한 협의 기간을 거쳤다. 하지만 역세권 복합개발은 일정 금액의 공공기여분만 충족하면 돼 심의 통과가 수월하다. 한양프라자 건도 심의 안건에 상정되고 단 번에 통과되는 등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이런 문제를 고려해 지난달 22일 열린 도시·건축공동위원회는 부산시에 ‘역세권 준주거복합 지구단위계획은 필요 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를 통해 (추후에라도) 조율할 수 있도록 시 지구단위계획 운용지침 개정을 검토해 볼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인근 주민은 이 일대가 주택 수에 비해 상업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데다 출퇴근 시간대 교통체증이 심해 수 백 세대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가 들어서면 이런 문제가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한양프라자 주변에 30층 이상의 고층 건물이 없어 47층 높이의 주상복합아파트가 생기면 조망권 문제가 발생하고, 스카이라인도 망가질 것이라고 지적한다. 또 내년 연말 개통하는 만덕~센텀 대심도의 중간 출입구 중앙IC와의 거리도 500m에 불과해 출퇴근 시간대 교통체증이 더 심각해질 가능성이 크다.
부산시 도시계획위원회 위원인 동아대 오세경(도시계획공학) 교수는 “단순하게 일정 수준의 공공기여만 생각하고 개발을 추진하게 되면 경관 훼손, 교통 체증 등 개발의 부정적인 영향은 시민에게 돌아간다. 주변 환경과의 조화, 인프라 조성 등이 함께 진행돼야 역세권 복합 고밀도 개발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