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항 서컨 2-5단계 3월 정식개장
- 컨테이너 선박서 내리는 일부터
- 장치장 옮겨 쌓기까지 무인 작업
- 선석 컨처리 시간당 4개 이상 ↑
- 수입 의존했던 장비 전량 국산화
- 오작동 대응매뉴얼 수립 등 과제
네덜란드 로테르담항과 싱가포르항, 미국 로스앤젤레스(LA)항의 공통점은 ‘완전자동화항만’이라는 점이다. 완전 자동화항만은 선박에서 컨테이너(컨)를 내리고 장치장(야드)에 옮겨 쌓는 것까지 모두 무인으로 운영되는 부두를 말한다. 국내 최대 항만인 부산항을 비롯해 현재까지 국내에 완전자동화항만이 도입된 곳은 없다. 오는 3월 중순 부산항 신항 서컨테이너부두 2-5단계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정식으로 문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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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항 신항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완전자동화항만이 올해 운영을 개시한다. 신항 서컨테이너부두 2-5단계에 각종 자동화 장비 및 시스템이 설치돼 있다. 이원준 기자 |
■선박에서 장치장까지 ‘무인’신항 2-5단계는 접안한 선박에 있는 컨을 올리고 내리는 안벽크레인(STS)이 더블트롤리다. 바다쪽 스프레더(컨테이너를 잡는 손과 같은 역할을 하는 장치)가 컨을 들어올려 크레인 중간 위치에 옮겨놓으면 나머지 한 쪽이 아래에 기다리고 있는 무인이송장비(AGV)에 내려준다. 그러면 AGV는 자동으로 장치장 앞에 갖다 놓고 트랜스퍼크레인(TC)은 컨을 장치장에 적재한다. 선석에서부터 이송구역, 장치장에까지 사람은 한 명도 없으며 출입조차 금지된다. 다만 예민한 작업인 선박에서 컨을 잡을 때만 본부 내 리모트컨트롤(RC) 룸에서 사람이 원격조정한다. AGV는 바닥에 깔린 신호선을 따라 자동으로 움직이며 장애물도 알아서 피한다. 장치장에 있던 컨을 선박에 실을 때는 반대 순서로 일련의 과정이 자동으로 진행된다. 2-5단계는 부두 길이 1050m, 최대 수심 20m로, 2만2000TEU급 초대형선 3척이 동시에 접안할 수 있다.
완전자동화항만은 ▷안전성 ▷정시성 ▷효율성 ▷친환경성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 그동안 상·하역과 이동, 적재 때 부분적으로 자동화가 이뤄지기는 했으나 거의 모든 작업을 사람이 담당했다. 인명사고 발생 가능성이 크고 기상 악화나 코로나 팬데믹 등 비상 상황 때는 작업의 정시성과 효율성 생산성이 급격히 떨어진다. 북항 신감만부두 운영사 관계자는 “터미널 운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정시성과 운영안정성이다. 선사나 화주 터미널운영사 모두 양·적하 등 작업시간이 예측 가능해야 물류 일정을 확정할 수 있고 변동이 없다”고 말했다.
완전자동화항만은 현장에 투입되는 근로자가 없어 각종 안전사고에서 자유롭다. 또 모든 작업이 자동으로 진행되는 만큼 주야간 구분 없이 24시간 운영이 가능하다. 일반 부두의 한 개 선석이 현재 시간당 평균 26개의 컨테이너를 처리한다. 2-5단계 시스템이 안정화되면 처리량이 시간당 30개를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모든 장비가 전기를 에너지원으로 해 친환경성이 뛰어나다.
부산항만공사(BPA) 관계자는 “2018년부터 완전자동화항만으로 운영을 개시한 중국 칭다오항을 벤치마킹하고자 한다. 칭다오항만은 상대적으로 짧은 준비기간 집약적인 구축을 통해 높은 효율의 시스템을 구현하고 뛰어난 안정성과 생산성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형 완전자동화항만 구축을신항 서컨 2-6단계와 진해신항 역시 완전자동화항만으로 개장할 계획이다. 서컨 2-6단계는 2026년 개장을 목표로 2개 선석이 문을 연다. 제2 신항인 진해신항은 2040년까지 13조 원이 투입돼 21개 초대형 컨테이너 선석이 들어선다. 최근 BPA는 2-6단계 국산 항만하역장비 도입을 위해 2600억 원 규모의 입찰 공고를 게시했다.
이전 장비는 약 90%가 외국산이었지만, 2-5단계는 전량 우리나라 기업이 제작한 하역 장비다. 현대삼호중공업이 만든 컨테이너크레인 9기, HJ중공업과 두산에너빌리티가 제작한 트랜스퍼크레인 총 46기가 설치됐다. AGV는 현대로템이 네덜란드 업체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아 일부를 제작 설치하고 장비 제어시스템과 터미널운영시스템 역시 서호전기와 싸이버로지텍이 맡았다.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완전자동화항만의 특성상 오류 등 한 부분에 문제가 생기면 전체 시스템이 중지될 수 있다. 국내에서 처음 개발하거나 적용하는 장비나 시스템이다 보니 오류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근섭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항만연구본부장은 “이미 완전자동화항만을 도입한 타 국가 항만의 사례를 살펴보고 이에 대비한 연구조사와 매뉴얼 수립을 진행해야 한다”며 “터미널 운영은 장비로만 하는 게 아니라 결국 시스템이 중요하다. 시스템의 속도나 안정성 등 전반적인 것이 모두 국산화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