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9년 개항할 가덕신공항의 활성화와 직결된 ‘에어부산 분리 매각’ 여부가 곧 결정난다. 모기업인 아시아나항공의 주채권단 KDB산업은행 강석훈 회장은 유럽연합(EU)의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심사 이후에 에어부산 입장을 정하겠다(국제신문 지난해 11월 16일 자 3면 등 보도)고 부산시 등에 전했다. 다음 달 초 EU가 양사 결합을 ‘조건부 승인’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부산시 등은 산은, 대한항공과의 협상도 본격화한다.
21일 국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에어부산 분리매각 추진 협의회’는 이번 주 에어부산 분리 매각 필요성을 확산시키고, 시민 의지 등을 모을 방안을 논의한다. 추진협의회는 시민사회와 시의회 등이 에어부산 존치를 위해 지난해 구성됐다. 시와 부산상의, 지역 상공인 등으로 구성된 ‘지역 항공사 존치를 위한 태스크포스(TF)’도 EU 결정 직후 산은과의 협의를 시작한다. 또 대한항공에 아시아나항공과 통합하더라도 에어부산을 분리 매각해 줄 것을 요청할 방침이다.
지역 사회의 이런 움직임은 EU 집행위원회(EC)가 다음 달 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할 것이라는 관측이 커지기 때문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EC에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매각과 유럽 4개 도시 노선의 운수권 및 슬롯(공항 이착륙 횟수) 일부 이전 등 경쟁 제한 우려를 해소할 ‘시정조치안’을 냈다. 이에 항공업계는 EC가 조건부로 합병을 승인할 것으로 전망한다.
양사 통합이 에어부산 분리 매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측하기는 어렵다. 통합 불발 시 산은은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 에어부산 분리 매각을 유력하게 검토할 수 있다. 산은 등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에 3조6000억 원가량을 투입했다. 하지만 통합이 가시화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산은은 공적자금 회수의 유불리로 에어부산 문제를 판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시 분석이다. 시 관계자는 “산은 내부에서는 공적자금 회수의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에어부산 분리 매각 입장을 밝히면 배임에 해당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법적 문제를 우려한 산은이 에어부산 분리 매각에 소극적이면 공은 인수 주체인 대한항공에 넘어간다. 이에 시와 지역 상공인 등은 국토의 효율적 이용,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에어부산 분리 매각 문제에 접근한다는 방침이다.
김광회 시 경제부시장은 “강석훈 회장은 부산 입장을 이해하지만 산은 내부 기류는 그렇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역에서는 에어부산 분리 매각의 공적 당위성을 확산하고, 시민 의지를 결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