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가 충전 중인 모습. 국제신문DB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격이 8500만 원 미만인 전기승용차를 구매하면 보조금을 받는다. 다만 배터리의 효율성·재활용성에 따른 지원 차등화가 강화되면서 중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차나 수입차는 보조금 혜택을 받는 데 불리할 것으로 보인다.

6일 환경부는 올해 전기차 보조금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지난해와 같이 올해도 기본가격 8500만 원 미만인 차는 전기승용차 국비 보조금을 지원받는다. 그러나 보조금을 100% 받을 수 있는 기준은 5500만원 미만으로 지난해보다 200만 원 낮아졌다. 올해 전기승용차(중대형 기준) 국비 보조금 최대치는 650만 원으로, 지난해보다 30만 원 줄었다.

전기승용차 국비 보조금은 성능보조금 배터리안전보조금을 더한 금액에 배터리효율·배터리환경성·사후관리계수를 곱하고 최대 230만 원의 인센티브를 더해 산출한다. 새롭게 도입된 배터리안전보조금은 국제표준 운행기록 자기진단장치(OBD)를 부착한 차에 지급된다. OBD를 달지 않은 전기차는 사실상 테슬라뿐이라 이를 겨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터리환경성계수가 도입된 점도 눈에 띈다. 폐배터리의 재활용 가치가 보조금에 반영되는 것이다. 배터리환경성계수는 배터리 1㎏에 든 유가금속 가격을 폐배터리 처리비(2800원)로 나눈 값이다. 이 값이 1이 되지 못하고 0.8~0.9인 경우 10% 감액 등 수치에 따라 최대 40%까지 성능보조금이 깎인다. 결국 재활용할 유가금속이 적은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가 보조금을 덜 받게 되는 셈이다.

이와 더불어 전기승합차와 마찬가지로 전기승용차 보조금에도 배터리효율성계수가 적용된다. 밀도가 높아 1ℓ당 출력(Wh)이 높은 배터리를 달아야 성능보조금이 감액되지 않는다. 이 역시 에너지 밀도가 낮은 LFP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에 불리하다. 사후관리계수 관련 올해는 자동차 제조사 직영 AS센터가 전국 8개 권역에 각각 1곳 이상 있어야 감액을 피할 수 있어 전국 정비망을 확충하기 어려운 외국 제조사에 불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개편안이 발표되자 가격이 저렴한 중국산 LFP 배터리를 사용하는 국내 중소 전기차 제작·수입·판매업체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보조금이 줄어들면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전기차 보조금 최대 지원 기준인 5700만 원에 맞춰 차량가격을 책정했거나 가격합리화를 위해 LFP 배터리를 탑재한 일부 수입차 브랜드는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9월 중국 CATL의 LFP 배터리를 단 모델Y 후륜구동을 5699만 원에 출시해 판매고를 크게 올린 테슬라가 대표적다. 이번 개편안이 ‘중국산 테슬라’를 견제하기 위한 정책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