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갚은 뒤 돌려받지 못한 채권 잔액이 부산에서만 704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채권 추심이나 경매로도 돈을 회수하지 못하면 손실은 HUG가 떠안아야 한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맹성규 의원(더불어민주당·인천 남동구갑)이 HUG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2021년부터 2023년까지의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보험 대위변제(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먼저 돌려준 뒤 임대인에게 회수하는 것) 금액은 지난 2021년 말 5041억 원에서 2023년 말 4조9825억 원으로 급증했다. 전세 보증보험은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못하면 HUG가 자체 자금으로 먼저 세입자에게 반환한 뒤 향후 2~3년 동안 구상권 청구와 경매 등을 통해 돌려받는 상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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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지역 주택가. 사진은 특정 기사와 관련 없음. 국제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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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대위변제 금액이 늘어나고 있음에도 연간 채권 회수율(당해연도 회수금/대위변제 금액)은 2019년 58%에서 2020년 50%, 2021년 42%, 2022년 24% 등 해마다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7월을 기준으로 할 때는 이 수치가 15%에 머물렀다.
이 때문에 HUG의 채권 잔액은 지난해 말 4조2503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말에 6638억 원이던 이 수치는 2022년 말 1조3700억 원으로 늘어났으며 지난해 말에는 전년보다 2조8803억 원이 증가했다.
채권 잔액이 많은 지역은 서울 1조5147억 원, 경기 1조3128억 원, 인천 1조1843억 원 등의 순이었다. 이들 세 지역의 합산 금액은 전체의 94.3%를 차지했다.
부산의 채권 잔액은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가장 많았다. 또 부산의 대위변제액 규모도 2021년 말 85억 원, 2022년 말 197억 원, 2023년 말 778억 원 등으로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를 보인다. 경남과 울산의 채권 잔액은 각각 208억 원, 135억 원으로 파악됐다.
맹 의원은 “대위변제가 늘어나면서 경매 지연 등을 이유로 HUG가 받아야 할 채권 잔액 역시 증가하는 추세”라며 “정부는 악성 임대인 등에 대한 처벌 및 구상권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해 HUG의 재정건전성을 강화하는 한편 전세 보증보험의 실효성이 확실하게 담보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