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무’ 이용자 반년새 10배 급증
- 한국법 무시·개인정보 유출 등
- 불법 영업 규제 요구 목소리도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가 국내에서 초저가 물량 공세에 나서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가성비’로 중무장한 중국 이커머스 업체의 영역 확장에 한국 유통업체는 비상이 걸렸다. 모바일 앱을 통해 규정에 어긋나는 광고를 일삼는 등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이 국내 법을 지키지 않는다는 비판과 함께 개인정보 침해도 새로운 문제로 대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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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가 배우 마동석을 모델로 광고하는 이미지. 알리익스프레스 홈페이지 캡처 |
■알리·테무 국내 침투 본격화
중국계 이커머스 플랫폼 이용자 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2일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알리익스프레스 앱 사용자는 717만5000명으로 지난해 1월(336만4000명)보다 113%나 증가했다. 테무 앱 이용자도 지난해 8월 52만 명에서 지난달 570만9000명으로 10배 이상 뛰었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이용자가 치솟는 이유는 가성비에 있다. 국내 온라인 쇼핑몰보다 4, 5배 저렴한 가격에 무료 배송까지 지원하기 때문이다. 웬만한 생활용품 의류 잡화 등은 몇 천 원, 만 원대면 구매할 수 있다. 반품도 앱을 통해 쉽게 신청할 수 있다. 해외 배송까지 고려하면 남는 게 있을지 의문스러울 정도로 저렴한 가격으로,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이 한국 시장 선점을 위해 출혈 경쟁을 감수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산 제품은 질이 떨어지고 가품이 많다는 소비자의 인식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저렴한 가격에 혹해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를 이용한 국내 소비자들이 한국 이커머스 업체가 상당수의 제품을 중국에서 들여와 포장만 바꾼 뒤 더 비싸게 판다는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이커머스 업체에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쿠팡 11번가 G마켓 등 국내 이커머스 업계 실무진을 모아 대책회의까지 열기도 했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가 국내 업계에 침투해 자리 잡는 건 순식간일 것이라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이다.
■소비자 불만·한국법 무시 문제도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가 지난해부터 국내 이커머스 시장 침투를 본격화하면서 소비자 피해 신고도 급증한다. 지난해 한국소비자연맹에 접수된 알리익스프레스 관련 소비자 불만은 465건으로 전년(93건) 대비 5배로 증가했다. ▷배송 지연 ▷오배송 ▷상품 누락 ▷배송 중 분실을 포함한 계약불이행이 226건(49%)으로 가장 많았다. 계약해제·해지 이후 환불 거부 등이 143건(31%), 가품이나 제품 불량·파손과 같은 품질 불만이 82건(18%)으로 나타났다.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이 국내에서 영업하면서 관련 법을 지키지 않는다는 비판도 고조된다. 업계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는 최근까지 ‘광고’ 표기 없이 광고성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나 앱 푸시 등을 보냈다. 명백한 광고성 글이지만 광고를 안내하는 표시는 찾아보기 어렵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제50조)과 그 시행령(제61조)에는 전자적 전송매체를 이용해 영리 목적의 광고성 정보를 전송하려면 정보가 시작되는 부분에 ‘(광고)’라고 표시해야 하며 이를 어기면 3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했다. 실제로 국내 일부 이커머스 업체는 해당 건으로 과태료 처분을 받기도 했다.
테무는 앱을 설치·실행할 때 스마트폰 앱 접근 권한 고지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통상 쇼핑몰 앱을 내려받아 실행하면 앱 접근 권한 관련 페이지가 표출된다. 서비스 제공을 위해 카메라, 사진·파일, 위치정보 등에 대한 접근 권한 허용이 필요하다는 점을 알리고 이용자가 허용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서비스 제공자가 이용자의 스마트폰에 저장된 정보에 무분별하게 접근해 발생할 수 있는 개인정보 침해를 차단하려는 목적이다. 앱 접근 권한 고지 역시 정보통신망법(제22조의2)상 의무 사항이다.
실제로 국내 유통업계에서는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을 이용할 때 개인정보가 중국 현지 판매자에게 넘어가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등의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알리익스프레스나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이용 후 스팸 문자나 메일을 받는 횟수가 늘었다는 일부 이용자의 경험담도 나온다. 문제는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이 국내 법을 어겨도 제재하기 쉽지 않아, 후속 조처를 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을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