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계의 최대 화두는 ‘탈중앙화’다. 가상자산과 블록체인 등 혁신기술을 바탕으로 한 금융시장이 새로운 도전과 기회가 되고 있다. 그러나 금융산업은 그렇지 못한 모양새다. 금융도 ‘서울로 서울로’만 외치고 있다. 15년 전 부산에도 ‘금융중심지’라는 깃발이 올랐지만 이름만 있고 현실은 공허하기만 하다.
24일 통계청의 ‘시·도별 경제활동별 지역내총부가가치’ 자료를 보면 2021년 기준 국내 금융보험업의 부가가치 산출액은 124조 원을 넘는다. 여기서 부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겨우 5.24%. 또 다른 ‘금융중심지’ 서울(50.48%)에 비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2009년 중앙정부가 금융산업 육성을 위해 두 도시를 금융중심지로 지정했지만 부산의 성장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전국으로 넓힐 것도 없이 부산지역 내 금융산업이 기여하는 비중에도 뚜렷한 변화가 없다. 부산 총 산업에서 금융보험업이 차지하는 부가가치 비중은 2020년 기준 7.12%에 불과하다. 이 수치는 10년 넘게 7.0% 안팎에서 오르내리는데, 3년마다 금융중심지 육성계획을 수립하고 끌고 온 데 반해 산업의 규모는 크게 늘지도, 크게 줄어들지도 않은 채 정체 상태다.
금융 전문가들은 긴 호흡의 체계적인 전략을 짤 수 있는 구심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3년 전 부산국제금융진흥원이 출범했지만 인력이나 규모, 권한 측면에서 금융중심지 육성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부산대 김영재(경제학부) 교수는 “금융위원회나 부산시 산하에 법적 근거를 두고 과감한 인센티브와 권한이 보장된, 부산 금융중심지 육성을 위한 종합적인 계획을 짤 수 있는 기구 설립이 가장 이상적”이라며 “당장 부산국제금융진흥원의 부족한 자원을 채울 자문기구를 가동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