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 가이드라인 6월께 최종 확정
- 다양한 세제 지원…자율공시 유도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현상) 해소를 위해 오는 7월부터 상장사들에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스스로 세워 공시하도록 한다. 우수 기업에 자금이 유입될 수 있도록 하고, 연기금의 투자에도 활용되도록 하는 등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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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26일 서울 한국거래소 콘퍼런스홀에서 열린 ‘한국 증시 도약을 위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1차 세미나’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밸류업 기업에 투자 기회 확대
금융위원회는 26일 이런 내용의 기업 밸류업 지원 내용을 발표했다. 공개된 방안에 따르면 약 1600개에 달하는 전체 코스피·코스닥 상장사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스스로 수립하고 연 1회 자율 공시하게 된다. 기업가치 개선 계획에는 ‘현황 진단→목표 설정→계획 수립→이행 평가·소통’ 등의 내용이 담긴다.
금융위는 기업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공시 원칙·내용·방법에 대한 종합 가이드라인을 오는 6월 최종 확정한다. 상장사들은 이를 참고해 하반기부터 자율 공시에 나서게 된다. 정부는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 유도를 위해 다양한 세제 지원책을 인센티브로 제시할 방침이다. 기업가치를 높이고 자사 이익을 주주에 환원한 기업에 세액공제 우선 심사 등 각종 세제 혜택을 준다. 법인세 감면 등 굵직한 세제 지원 방안은 올해 상반기 중 발표된다.
밸류업 공시를 하지 않았을 때 페널티 조항은 따로 없다. 기업가치 우수 기업에 대한 시장 평가 및 투자 판단을 지원하는 내용도 ‘밸류업 프로그램’의 또 다른 축이다. 수익성이나 시장 평가가 양호한 기업들로 구성된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오는 9월 개발해 기관·외국인 투자자들이 벤치마크 지표로 활용할 수 있게 한다.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ETF도 오는 12월 출시·상장돼 일반투자자들도 투자할 수 있게 한다.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의 스튜어드십 코드에도 반영하기로 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가 타인 자산을 관리하는 수탁자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 이행해야 할 행동 지침이다.
■증시 저평가 해소 의지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내놓은 것은 만성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필요성 때문이다.
금융위와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국 증시(코스피·코스닥 합산) 시가총액은 2558조 원으로 주요국 13위 수준까지 성장했지만 순자산 또는 순이익 대비 주가 수준은 현저히 떨어진다. 한국 주식시장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지난해 말 기준 1.05배, 10년 평균 1.04배로 집계됐다. PBR 1배 수준이라는 건 순자산의 장부가치 수준에서 주가가 형성됐다는 의미다. 이는 미국(4.55배) 등 선진국 평균(3.10배)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대만(2.41배), 인도(3.73배), 중국(1.13배) 등 신흥국 평균(1.61배) 대비로도 낮은 것이다. 특히 코스피 상장사 526개(65.8%)와 코스닥 상장사 533개(33.8%)의 주가는 장부가보다도 저평가된 PBR 1배 이하를 기록했다. 그동안 ▷미흡한 주주환원 정책 ▷저조한 수익성 ▷불투명한 지배구조 등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기업 참여가 관건
시장에서는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인한 상승장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우세하다. 하지만 정부 정책이 중장기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기업들의 광범위한 참여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너의 영향력이 큰 한국기업 특유의 지배구조 특성상 기업 호응도가 낮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날 공개된 인센티브가 기업 유인책으로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