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년 매달렸는데 성장 더딘 편
- 금융중심지 육성 정책 재검토를
“부산 금융중심지는 거대 담론보다 잘할 수 있는 것, 환경적 요소가 갖춰진 것, 아무도 안 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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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국제금융진흥원 이명호 원장이 ‘금융중심지 부산’의 성장 전략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
부산국제금융진흥원 이명호 원장은 부산 금융중심지의 성장 전략을 이 같이 정리했다. 여기서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건 ‘해양금융’이다. 그는 “부산의 해양산업은 이미 세계적이다. 가덕신공항이 개항하면 트라이포트로서 세계적 물류도시로 도약할 것”이라며 “돈이 흐르는 금융도시로 성장할 잠재력을 충분히 갖췄다고 본다”고 말했다.
혁신금융으로 주목받는 디지털금융과 지속가능금융도 놓쳐선 안된다. 어렵고 추상적인 영역이지만 아직 기득권자가 없고 만들어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 원장은 “해양과 디지털, 지속가능금융을 따로 떼서 볼 게 아니라 함께 연계해서 전략을 짜야한다.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여전히 다른 금융도시와 경쟁해 볼 만한 분야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중심지 15년 부산의 더딘 성장을 언급하며 금융중심지 육성 정책의 방향을 재검토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 얘기다. 여기에는 부산을 ‘금융특구’로 지정하고 각종 혜택과 지원을 담고 있다. 이 원장은 국내법을 그대로 적용하면서 생색내기용 찔끔 혜택만으로는 금융중심지 성장에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점진적 성장만으로 우리가 바라보는 홍콩 싱가포르를 따라잡을 수 있을까. 가까이 있는 서울만 해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입법적으로 어떠한 결정을 하고 가야 할 문제”라고 짚었다.
지난해 8월 취임한 이후 그는 출범 5년 차를 맞는 진흥원의 역할을 정리하고 세부 미션을 구체화하는 데 집중한다. 최근 국제 금융중심지 관계자를 대상으로 부산 홍보에 열을 올리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 원장은 “해외 금융회사를 유치하려면 합당한 인센티브도 중요하지만, 도시 평판을 쌓는 노력도 필요하다. 금융도시 부산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전략적 홍보를 추진할 예정이다”고 소개했다.
진흥원은 오는 11일 런던 소재 컨설팅 기관인 지엔(Z/Yen)사와 함께 부산 금융중심지를 소개하는 웨비나(웹+세미나)를 개최하고, 오는 19일에는 ‘부산금융중심지 지정 15주년 심포지엄’을 개최할 예정이다. 아울러 철저하게 정책 중심의 연구로 실행 가능하고 또 효과적인 정책을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진흥원의 규모다. 그는 “진흥원에 금융중심지 컨트롤타워 역할을 기대하는 시선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인력이나 규모가 작다. 유능한 외부 전문가를 적극 활용하고 우리는 모더레이터 역할로 방향을 잡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지역 금융전문가 육성에도 많은 고민을 했다. ‘설계도를 그릴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높은 연봉을 주더라도 그 연봉의 100배 1000배 부가가치를 낼 수 있는 사람을 데려오면 된다. 지역에서도 금융정책 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명호 원장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행정고시(33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장, 구조개선정책관, 외교부 소속 주영국한국대사관 참사관, 주인도네시아한국대사관 공사 겸 총영사 등을 거쳤으며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