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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블록체인 생태계 지지부진…알짜기업 뿌리 못 내린다

특구지정 6년차…창업거점 공실

  •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
  •  |   입력 : 2024-03-13 19:21:05
  •  |   본지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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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발자 구인난 기업, 서울에 지사
- 업계선 “인프라 등 유인책 부족”
- 시, 클러스터 조성 200억원 투입

부산이 블록체인특구로 지정된 지 6년 차에 접어들지만 생태계 조성에는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산시가 지원하는 기업지원시설에도 공실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역량 있는 기업을 유치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비어 있는 부산국제금융센터 9층 블록체인 역외기업 육성센터. 국제신문DB
13일 국제신문 취재 결과 부산지역 블록체인 창업거점인 b-스페이스와 블록체인 역외기업 육성센터의 공실률은 각각 21.1%(4개), 13.3%(2개)로 확인됐다. b-스페이스는 2022년 3월 19개실, 역외기업 육성센터는 2023년 1월 15개실로 문을 열었다. 개소 이후 지속적으로 공실 문제가 제기됐지만 여전히 빈 사무실을 메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 관계자는 “입주기업 공모를 하면 경쟁률이 2, 3대 1씩 나오지만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가려내기 위해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심사하다 보니 부득이하게 공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역 블록체인 업계의 생각은 다르다. 그만큼 역량 있는 기업들이 부산에 오지 않는다는 점을 방증한다는 얘기다. 인프라와 인재 풀, 투자유치 환경이 잘 갖춰진 수도권을 포기하고 부산으로 올 만큼의 유인책이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부산에 본사를 둔 A 업체는 지역에서 개발자를 구하지 못해 결국 고육지책으로 서울에 지사를 만들고 사무실을 2곳 운영 중이다. A 업체 대표는 “우수한 인력 풀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지역대학 출신 개발자들도 모두 판교로 향한다”며 “블록체인특구라고 하지만 자본시장 접근 면에서 서울이 편하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는 이야기일 수 있지만 부산시에서 과감하게 투자해야 한다. ‘부산에 와서 잘하면 지원해 줄게’ 식으로는 생태계를 조성할 수 없다. 인천 대구도 다들 블록체인 깃발을 들었는데 부산은 속도가 너무 느리다”고 토로했다. 부산지역 시설의 입주 혜택은 임차료 지원, 책상·의자를 비롯한 사무 가구 제공, 공용시설 이용 등에 그친다. 후발주자인 인천과 대구는 임대료 전액을 지원한다.

시가 야심 차게 추진하는 블록체인 기반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 사업자 컨소시엄에 지역 블록체인 기업이 포함되지 않은 점도 부산의 현실을 말해준다.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부산시 사업인데 참여 기업 가운데 지역 블록체인 기업은 없다. 결국 외부기업의 잔치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산시의회 김광명 의원은 “블록체인 기업지원시설에서 빠져나간 기업 7곳 가운데 6곳이 수도권으로 이전해 기업활동 중인 것으로 확인했다”며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부산시는 다른 경쟁 지역의 지원책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그는 “최근 퇴소한 B 업체는 부산테크노파크 측의 잘못된 행정 안내로 사무실을 비워야 했다. 바로잡으려 했지만 주어진 시간이 촉박해 결국 다른 곳으로 사무실을 옮겼다고 한다”며 “블록체인 산업을 이끄는 부산시의 안일한 행정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이라고 꼬집었다.

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학기술통신부와 블록체인 클러스터 조성에 들어간다. 이날 업무협약을 맺고 2026년까지 과기부 100억 원, 부산시 100억 원 등 총 2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사업이다. 시 김효경 금융블록체인담당관은 “블록체인 기업을 집적만 시켜놓고 사업화 지원이 아쉽다는 지적이 있어왔다”며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사업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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