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여기가 오사카야 부산이야? 지역 핫플에 늘어선 日語 간판

일본풍 유행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MZ 즐겨 찾는 전포·광안·민락동
- 인테리어·메뉴판도 현지 분위기
- 이국적 풍광 즐기려는 손님 많아
- 일각선 “지역색 퇴색” 우려 시선

“일본 밤거리를 걷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어 이색적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여기는 부산인데, 지역색을 잃을까 우려스럽습니다.”
부산 부산진구 개금동의 한 일본식 주점 안팎이 오사카 도톤보리 상징물인 ‘글리코상’ 캐릭터를 비롯한 일본어 홍보물로 장식돼 있다. 이유진 기자
최근 젊은 층이 많이 찾는 부산 대표 상권인 부산진구 서면과 전포동, 수영구 광안·남천·민락동을 비롯한 지역 곳곳 상가에 일본어 간판으로 무장한 음식점과 요리주점이 줄줄이 생겨나고 있다. 이를 ‘요식업 트렌드다’ ‘이색적이고 흥미롭다’고 보는 시각이 있는 반면 일각에서는 ‘과거사를 생각해야 한다’ ‘부산의 지역색이 퇴색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14일 국제신문 취재진이 찾은 서면과 전포카페거리·전포사잇길 일대. 이곳은 20, 30대 젊은 층이 주로 찾는 카페 식당 술집이 즐비한 거리다. 코로나19를 지나면서 이 거리에 일본어 간판을 내건 가게들이 하나 둘 문을 열었다. 지금은 거리 한 블록을 지날 때마다 일본어 간판을 건 가게 1~3곳을 발견할 수 있을 정도로 많아졌다.
부산 부산진구 전포동 한 일본식 주점 내부가 일본어 포스터로 도배돼 있다. 이유진 기자


이 가게들의 특징은 음식뿐만 아니라 가게 안팎부터 메뉴판까지 최대한 일본 현지 분위기를 살렸다는 점이다. 일본어가 크게 새겨진 간판에서는 한국어를 찾아보기 힘들거나 작게 쓰인 경우가 많아 글자를 읽기 어려운 정도였다. 일본 가요가 흘러나오는 가게 안은 일본의 ‘아사히·기린 생맥주’ ‘산토리 하이볼’을 광고하는 포스터로 도배됐다. 일본 오사카 도톤보리의 상징물로 통하는 ‘글리코상’ 캐릭터를 간판으로 앞세운 가게도 여러 곳 발견할 수 있었다.

이는 부산뿐만 아니라 서울 주요 상권에서도 나타나는 전국적인 현상이다. 경색됐던 한일관계가 풀린 데다 엔데믹 이후 엔저에 따른 일본 여행이 증가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산 위스키 맥주 등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부산에서 일본식 선술집(이자카야) 2곳을 운영 중인 정진웅(39) 씨는 “요식업 문화가 먹거리를 파는 것에서 벗어나 공간과 그곳에서 보내는 시간 자체를 즐기도록 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며 “2019년 노재팬(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심할 때는 일본색을 없애기 위해 가게 인테리어를 바꿨는데, 지금은 오히려 최대한 일본풍으로 가게를 장식하는 게 마케팅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잠깐 식사를 하더라도 외국에 온 듯한 이색적인 경험을 원하고, 이를 사진으로 찍어 SNS에 인증하려는 고객이 많다는 설명이다. 창업 인프라도 일본식 음식점의 접근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부산 부산진구 전포동 한 일본식 주점 외부가 오사카 도톤보리 상징물인 '글리코상' 캐릭터를 비롯해 일본어 포스터로 장식돼 있다. 이유진 기자
일본어 간판으로 뒤덮인 부산 대표 상권을 바라보는 시각은 제각각이다. 직장인 최모(27) 씨는 “평소에도 일본 여행을 온 듯한 색다른 기분을 느낄 수 있어 좋다. SNS를 통해 알게 된 가게들을 즐겨 찾는다”고 했다. 반면 강모(30) 씨는 “부산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볼 때 부산의 색깔이 없다고 느낄 듯하다”며 “일본어 간판을 건 가게들이 무분별하게 생겨 지역색이 사라질까 걱정스럽다”고 전했다. 윤모(60) 씨는 “역사적인 관계를 생각해서라도 일본 문화를 추종하는 것은 자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는 젊은 세대가 친숙한 일본 문화를 일상에서도 즐기려는 것으로 봤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젊은 세대가 여러 콘텐츠를 통해 경험한 일본 문화를 즐기려는 경향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탈리아 피자, 멕시코 타코를 즐기는 것과 마찬가지다. 젊은 층일수록 과거사 문제와 문화 소비를 분리해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부산 부산진구 전포동의 한 일본식 음식점 외부가 일본어로 도배돼 있다. 이유진 기자
부산 부산진구 전포동의 한 일본식 주점 앞에 일본어와 엔화로 표기된 메뉴판이 있다. 이유진 기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문 前 대통령 거제 생가 복원키로
  2. 2신세계, 센텀 롯데百 인수…쇼핑·문화·관광 복합타운 만든다(종합)
  3. 3신세계 야외주차장도 복합개발 속도…센텀 유통지형 요동
  4. 4팔만대장경 다시 판각…해인사 50년 대장정
  5. 5“영도 절영초 통폐합 추진 중단하라”
  6. 6고리원전에 가짜 베어링 납품 업체들, 1년째 수사 표류
  7. 7행사 한창인데 벡스코 정전…전력관리체계 도마(종합)
  8. 8부산시, 쿠팡 등 3곳 1630억 투자 유치
  9. 9“국제신문 살리는 게 지역 민주주의 지키는 일”
  10. 10김해 시내버스 개편…장유 등 23대 증차
  1. 1“영도 절영초 통폐합 추진 중단하라”
  2. 2“능인, 경영능력에 의문” 부산국힘 내주 지원안 머리 맞댄다
  3. 3국힘 부정선거론 다시 띄우기…민주 “선동에 열중” 비난
  4. 4李 비판 유시민에 김민석 “대응 불필요”
  5. 5송파 247만 장 검증, 신분확인·촬영요구로 시작부터 차질(종합)
  6. 6대한항공 말흐리기…실체없는 통합LCC 부산 허브
  7. 7국민의힘 곽규택 의원 등 동구 주요 당직자, 북항 돔구장 정부 공모 참여 환영
  8. 8[뉴스 분석] 종교인·언론사주가 국회 권위 훼손…도덕성 논란까지
  9. 9李 대통령 지지율 2%p 오른 46%…조희대 탄핵 반대 45%
  10. 10부울경 광역의회 협력강화 선언 “미래산업 함께 육성”
  1. 1신세계, 센텀 롯데百 인수…쇼핑·문화·관광 복합타운 만든다(종합)
  2. 2신세계 야외주차장도 복합개발 속도…센텀 유통지형 요동
  3. 3행사 한창인데 벡스코 정전…전력관리체계 도마(종합)
  4. 4부산시, 쿠팡 등 3곳 1630억 투자 유치
  5. 5삼성전자 분기 영업익 107조 역대 최대…반도체로만 106조(종합)
  6. 6미분양·빈집 누적…부산 안서도 주택 위기 제각각
  7. 7롯데, 영도대교 복원 인연 축제로 잇는다
  8. 8AI드론으로 참치 찾는 선박 부산 출항
  9. 9가계대출 금리 5% 턱밑…고정형 주담대 사상 첫 5% 뚫어
  10. 10‘덕후 천국’ 부산에 떴다…롯데百 전국 첫 IP 전문관
  1. 1문 前 대통령 거제 생가 복원키로
  2. 2팔만대장경 다시 판각…해인사 50년 대장정
  3. 3고리원전에 가짜 베어링 납품 업체들, 1년째 수사 표류
  4. 4“국제신문 살리는 게 지역 민주주의 지키는 일”
  5. 5김해 시내버스 개편…장유 등 23대 증차
  6. 6본사 비대위·퇴직자, 지광 고소…실질경영자에 ‘체불 책임’ 추궁
  7. 7기말고사에 EBS 유사 문항, 처음 아니었다
  8. 8“대화 거부한 건 대주주…당당하면 왜 국회서 소명 안 했나”
  9. 9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30일
  10. 10검증 체계 없는 유가보조금…줄줄 샌다
  1. 1괜찮을까…모레노호, ‘96라인’·손흥민 모두 품었다
  2. 2마침내…밀워키, 월드시리즈 첫 우승(종합)
  3. 3“AG 환희 잊고…리그 첫 경기부터 승수쌓기 총력”
  4. 4여자프로농구 절반이 女감독
  5. 5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6. 6모레노, 은퇴소동 ‘96라인’ 달랜다…대표팀 내홍 풀까
  7. 7부산시대 2년차 읏맨 “홈팬 응원에 성적으로 보답”
  8. 8밀워키, 창단 58년 만에 WS 우승…5차전서 4-1로 탬파베이 제압
  9. 9경남 생활체육 대축전 30일 개막…3일간 31개 종목 열전
  10. 10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우리은행
커피도시 부산 '카페 열전'
영도 골목 끝, 로스팅에 진심인 공간
부산·경남 해상풍력 과제
해상풍력 육성, 정부·동남권 공조가 ‘키’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