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사과’ ‘금 배’ 등 ‘금 과일’이 이끄는 소비자물가 불안에 기획재정부는 “3월이 정점”이라고 낙관론을 폈다. 반면 한국은행은 “물가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경제 정책을 이끄는 두 축이 소비자물가에 엇갈린 전망을 내놓으면서 국민 불안도 커진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94(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1% 올랐다. 두 달째 3%대 상승률이다. 과일을 중심으로 한 농산물 물가가 좀처럼 잡히지 않은 영향이다. 축산물(2.1%)과 수산물(1.7%)은 소폭 오르는 데 그쳤지만, 농산물이 20.5% 뛰었다. 전월(20.9%)에 이어 두 달 연속 20%대 상승 폭이다. 이에 농축수산물은 2021년 4월(13.2%) 이후로 2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11.7% 상승률을 기록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세계 주요국 물가 흐름을 보면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마지막 단계에서 굴곡 있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추가적 특이요인이 발생하지 않는 한 3월에 연간 물가의 정점을 찍고 하반기로 갈수록 빠르게 안정화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국제유가 상승, 기상 여건 악화 등으로 3월 물가 상승세가 확대될 우려가 있었지만 모든 경제주체들의 동참과 정책 노력 등에 힘입어 물가 상승의 고삐는 조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은 전망은 최 부총리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이날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근원물가 상승률은 더딘 소비 회복세 영향으로 완만한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추세적으로는 둔화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지만, 유가와 농산물가격의 움직임에 따라 당분간 매끄럽지 않은 흐름을 보일 가능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은은 앞으로의 물가 전망 경로상의 불확실성은 높다고 봤다. 지정학적 리스크 전개 양상, 국내외 경기 흐름 등과 관련한 변수가 많다는 점에서다. 김 부총재보는 “생활물가가 높은 오름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물가 전망경로 상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 물가목표 수렴 확신을 위해서는 향후 물가 추이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