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묶인 돈 예·적금잔액은 15조↓

금 코인 주식 등 투자자산 시장이 주목을 받으면서 묶이는 돈인 예·적금은 줄어들고 언제든 찾아 쓸 수 있는 요구불예금은 늘어나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요구불예금(MMDA 포함) 잔액은 647조8882억 원으로 전월 대비 5.5% 증가했다. 지난 2월부터 증가액을 보면 두 달 새 10%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요구불예금은 예금주가 언제든 뺄 수 있어 투자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된다.

반면 만기를 설정하는 정기 예·적금의 인기는 시들하다. 같은 기준 시중은행의 예금잔액은 873조3761억 원으로 전월 대비 1.4%가, 적금 잔액은 31조3727억 원으로 전월 대비 5.6%가 줄어들었다. 예·적금 잔액을 모두 합하면 전월 대비 약 15조 원 가까이 감소한 것이다.

BNK부산은행은 같은 기간 예·적금과 요구불 예금 모두 늘어났지만 증가폭에서 차이가 났다. 정기 예·적금이 전월 대비 3717억 원이 늘면서 0.95% 소폭 오른 반면 요구불 예금은 5184억 원이 늘면서 3.67% 증가한 것이다.

요구불예금의 인기는 비트코인 중심의 가상자산과 증시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투자 대기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예·적금으로 안전하게 3%대 연이자를 받는 것보다 위험이 크더라도 수익이 높은 자산에 투자하려는 것이다. 대표 가상자산인 비트코인은 연초 1비트코인당 5000만 원대에서 지난달 1억 원까지 치솟은 바 있다. 미국 대형주 위주의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지난달 20일 사상 처음으로 5200선을 넘었다. 전년 동기보다 30%가량 치솟은 수치다.

금값도 연일 최고가를 경신한다. 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는 6월 인도분 금 선물이 전장 대비 1.5% 오르면서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2315.0달러를 돌파했다. 장중 한때 금 선물은 2320달러도 웃돌았다. 금값은 최근 인플레이션이 쉽게 둔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헤지 수단으로 존재감이 커진다.